![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1064791c830ae.jpg)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유엔 총회 데뷔를 통해 다자외교의 지평을 넓힌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외교 무대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고심 중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대미 관세 협상을 비롯해 미중 정상회담과 북핵 문제 해결 돌파구 등 APEC이 직면한 외교 안보 현안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에게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대미 관세 협상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미 중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을 접견하고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한 관세 협상을 요구했다.
핵심은 기존 합의를 뒤집고 있는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지난 7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조성을 합의하며, 대출과 보증, 현금출자 등으로 대미 투자를 진행하기로 구두 합의했지만 미국 측이 돌연 전액 현금 투자를 주장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에 대해 "그것은 선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고, 무역 협상을 총괄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투자 금액을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70조 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한국 측 인사들과 논의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까지 나온 상태다.
대통령실은 이번 AEPC 정상회의를 사실상 관세 협상 타결 시점으로 설정하고 물밑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7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하나의 목표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차기 정상회담 계기일 것"이라며 "APEC 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지난 24일 미국 현지 브리핑에서 "중요한 계기가 경주 APEC이고, 양국 정상 간 당연한 미팅이나 면담이 있을 것"이라며 "협상팀에선 그러한 국제행사가 중요한 계기이다. 그것도 염두에 두면서 협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ab4c32ef07881.jpg)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은 동북아시아 안보와 관련한 중요 포인트다.
이 대통령은 미중 사이 '중재자' 역할을 천명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한국이 강대국 경쟁의 새로운 시대에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초강대국 간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자신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제안한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 이른바 'END 이니셔티브' 추진에 대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END 이니셔티브'의 동력을 얻기 위해선 APEC에 참석하는 미중 정상을 한반도 논의 테이블로 끌어내고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END 이니셔티브'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가 진행된다면 북미 대화에 대한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이미 이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로서 북미 대화 지원 의지를 밝혔고, 지난 한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를 연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END 이니셔티브'에 대한 시 주석의 지지를 끌어낸다면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 변화의 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END 이니셔티브'에서 "서로 간 우선 순위와 상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만큼 미중, 한중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선 비핵화'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뉴욕에서 현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 간 대화가 재개될지에 대해 "지금으로선 단정적으로 말하기 곤란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 또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트럼프와 김정은)이 가까운 미래에 만난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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