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통화스와프는 '필요조건'…원칙 희생하는 일 없을 것"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통화 스와프'와 관련해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협상이) 다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 중인 김 실장은 24일(현지 시각) 현지 브리핑에서 "고등학교 수학 용어로 설명해 보자면 무제한 통화 스와프는 필요조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관세 협상에서 '한미 통화 스와프'가 필요조건인 만큼 이후 후속 조치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실장은 "무제한 통화 스와프는 필요조건이다. 그게 안 되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 문제가 해결 안 되면 그다음을 나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문제가 해결된다고 당연히 3500억 달러까지 미국이 요구하는 에쿼티(현금) 형태로 된다는 뜻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제 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충분조건은 (투자 규모가) 우리나라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여야 하고, 수출입은행법을 고치거나, 정부의 보증 동의안이 필요하면 국회에서 보증 동의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누차 강조하는 '상업적 합리성' 이런 것들이 충분조건"이라며 "최소한 거기에 대한 미국의 해답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통화 스와프를 얘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가 미국에 통화 스와프를 요구한 배경에 대해선 "(7월 31일 관세 합의) 이후 미국이 양해각서(MOU)라고 보낸 문서에 판이한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양국이 합의했던 3500억 달러 투자액을 놓고 한국은 대출이나 보증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미국의 이해는 달랐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미국은 캐시플로(Cash flow)라는 말을 썼는데, 우리가 이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에쿼티(현금)에 가깝게 주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그런 의미라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눈에 들어왔고, 이를 지금 미국에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최대한 캐시플로를 론(대출), 개런티(보증), 투자 등으로 구분해서 규정하자고 하지만 미국이 응하지 않고 있다"며 "최대한 캐시플로가 대출에 가까운 속성을 가지도록 문안을 두고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러한 협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한을 정해 놓고 희생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데드라인 같은 걸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며 "상업적 합리성이 맞고 우리나라가 감내할 수 있고, 국익에 부합하고 한미 간에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안이어야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협상하고 있다. 협상 시한 때문에 우리가 어떤 원칙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