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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대 칼럼]차기 대통령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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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할지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이재명 후보를 확정했고, 국민의힘은 막바지 후보선출절차를 진행중이어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대선은 여느 대선과는 달리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으로 정말 아수라장 같은 상황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남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에 따라 위기에 처한 나라의 운명이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미국 트럼프발(發) 관세전쟁과 미·중 패권경쟁, 북핵문제 등 복합위기의 국제정세와 맞물려 이 난국을 헤쳐갈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의 조건과 관련하여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업체가 지난 21∼23일까지 전국 18세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는 시사적이다. 이 조사에서 대선후보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35%는 ‘리더십과 위기대응능력’을 꼽았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청렴성은 20%, 정책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15%로 뒤를 이었다.

차기 대통령 선택기준 1위로 나타난 ‘리더십과 위기대응 능력’은 우리 앞에 놓여있는 온갖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무너진 경제를 활성화하여 나라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어느 대선 후보가 이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인식하고, 강력한 실천력을 갖추었느냐가 중요한 선택기준이 될 것이다.

또한 극단적으로 분열된 나라와 국민을 통합하고, 정치적 반대진영을 포용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차기 대통령이 집권 후 척결과 청산에 치중한다면 반대진영의 저항과 국정 발목잡기로 인해 나라가 또다시 혼란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통합은 단순히 말이나 형식적인 일과성 행사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전두환씨를 용서한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일관되고 진심어린 언행을 하는 지도자라야 국민의 신뢰 속에 국민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 자기의 말을 손바닥 뒤집듯하는 지도자를 진심으로 믿고 따를 국민은 없다. 진영을 넘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려면 진정성있는 소통과 함께 대통령의 기득권마저 과감히 버리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개헌은 나라의 미래를 재정립하는 측면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차기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로 상징되는 ‘87년체제’ 헌법을 바꾸어 권력분산을 통한 민주적 리더십을 구축하고, 정치개혁을 완수해야 하는 책무를 부여받았다. 그럼에도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국민적 요구인 개헌과 정치개혁을 무시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지도자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집권 내내 불통과 독선으로 일관한 윤 전 대통령의 전례에 비추어 차기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는 공감과 소통 능력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충동적이고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단절된 지도자를 또다시 뽑는다면 윤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회의에서 혼자 떠들고 직언이나 고언하는 사람에게 화내고 멀리하는 지도자는 나라에 재앙을 몰고 오게 된다. 자신을 낮추고 경청하며 설득하는 ‘소통형’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이유이다.

여기에 철학과 소양을 갖춘 지도자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기는 철학과 원칙이 없는 지도자는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

더구나 청렴성과 도덕성까지 갖춘 지도자라면 국민은 환호할 것이다. 역대 정권에서 대통령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가족, 친인척, 주변인사까지 숱한 문제를 야기했다. 대통령 본인의 비리나 측근의 국정농단으로 감옥에 간 전직 대통령, 각종 비리와 국정개입 의혹으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가 단적인 사례이다. 그래서 어느 대선 후보가 부패척결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있는지, 직언을 과감히 수용하는 리더십이 있는지 국민들은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 당나라 태종이 직언으로 유명한 신하 ‘위증’을 대했던 태도는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당 태종은 위증의 간언 때문에 심기가 매우 불편하여 불같이 화를 내거나 때론 죽이겠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200여 차례에 이른 간언을 대부분 받아들여 선정을 베풀면서 ‘정관지치’(貞觀之治)라고 불리는 중국 역사상 대표적인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차기 대통령은 힘들어하는 국민의 삶을 보듬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 앞에 놓인 저성장, 초저출생, 초고령화, 정치적 사회적 양극화, 경제 불평등 등 어느 것도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인재를 널리 구하여 구체적인 해결방안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실천역량을 제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성장, 신기술, 기후 환경, 복지, 외교, 안보 등 복합 이슈를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종합적 사고 및 실행 능력을 가져야 한다. 또한 난마처럼 얽혀 있는 여러 현안에 대한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급박하게 전개되는 국제정세 속에서 차기 대통령에겐 국제감각과 외교능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미·중 패권경쟁과 북핵문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트럼프발 관세전쟁 등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실용적 외교 노선을 바탕으로 국익 중심의 외교전략과 개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번 대선판의 주인은 국민이다. 어느 후보가 국민을 두려워하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 민심의 바다는 정치 지도자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가라앉힐 수도 있다.

차기 대통령은 국민의 간절한 외침과 바람을 겸허하게 받들고, 국민과 동행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지도자여야 한다. 미래로 가는 나침판이자, 국민의 마음을 잇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 시대의 과제를 꿰뚫고, 이념에 갇히지 않으며, 통합과 정책의 실행력을 보여주어야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경기 광명시장 [사진=양기대 전 의원]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경기 광명시장 [사진=양기대 전 의원]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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