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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암살자(들)' 논란, 영화내에서 다뤄져야…“진영 논리와 이념 다툼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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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왜곡 논란이 정치권의 진영 논리와 이념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을 가미해 서사적으로 재구성한 미스터리 추적극인 ‘암살자(들)’을 두고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논란은 영화내에서 영화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그렇게 되면 해석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지언정 지금처럼 죽기살기로 싸우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편협한 진영 논리가 들어가 양 극단으로 나누어져 싸우는 모습은 후진적이고 소모적이다. 이런 다툼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병폐로 작용한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주장하는 ‘박정희 정부의 자작극 가능성’이라는 지적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그런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게 묘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좀 더 각론으로 들어가 어떤 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영화적 논쟁으로 향해야 한다. 허 감독 말대로 이미 당시 수사기록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의 시사다큐들을 참고했다면, 거기서부터 토론을 시작해 영화적 가설로 다룬 범인 문세광 외의 다른 총격 주체와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 그런 것과의 현대적 재해석 문제를 논의해볼 수 있다.

그래서 중앙정보부, 청와대 경호실, 박정희 대통령 측까지 포함해 어떤 관계에서 사건이 터졌고, 육 여사 암살에 관련된 음모론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서도 영화적으로 논의해볼 수 있다. 여기서 '영화적'이라는 말은 실제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의 상상력의 자유와 한계, 다양한 관점이나 해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극단의 아군과 적군만 있는데서 허 감독이나 제작사가 선뜻 토론에 나서겠는가?

역사를 다룬 극영화가 공개되고 나서 그런 논쟁이 일어나는 건 오히려 반갑다. 국민의 역사교육에 일조하기도 한다. 간혹 댓글이나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건전한 의견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실제 역사(팩트)와 허구(픽션)가 함께 들어가 있는 ‘팩션’이기 때문에 실제 역사공부보다 더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여기서 실제 역사와 역사적 허구를 구분하는 교육도 자연스레 이뤄진다.

사실 허진호 감독은 자신이 2016년 공개한 팩션 영화 ‘덕혜옹주’때 그런 과정을 한번 거쳤어야 했다. 영화 ‘덕혜옹주’는 덕혜옹주(손혜진)가 일제강점기에 실제 하지도 않은 항일독립운동에 나서고 상하이 망명을 시도한다. 최태성 역사 강사는 “항일의지가 컸던 영화 속의 덕혜옹주의 삶과 실제 역사 속 덕혜옹주의 삶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덕혜옹주’가 소설을 바탕으로 한 팩션임을 설명하며,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더하며 고민이 많았다고만 밝혔었다.

덕혜옹주의 행적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다. 실증과 고증 문제, 현재적 관점에서의 재형상화 허용 범위를 다뤄보지 못했다. 하지만 육 여사 피격 사건은 다르다. 더구나 그 가족들도 아직 살아있다. 감독은 영화로만 말하는 사람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말도 지금은 불친절하게 되어버린 감이 있다.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현대사를 극화할 때에는 해석과 관점의 시각에서 어떻게 이 같은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원론적인 설명 이상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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