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의 친일 행적 논란이 이어지면서, 결국 하영이 스스로 SNS에 자필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하영이 뒤늦게나마 직접 자필로 사과문은 낸 것은 하영이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는 만큼 마무리도 자신의 언어로 설명할 필요성이 있어 보여, 일단 긍정적이다.

하영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다 “먼저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라면서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습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합니다”면서 “아울러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더 큰 혼란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영이 직접 자필 사과문을 작성했고, 사과문에는 뭘 잘못했고, 앞으로 어떤 행동과 자세로 살아나갈지를 분명하게 적시하고 있지만, 이미 하영이 촬영했던 광고가 사라지는 등 여파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는 일제강점기 초기인 1916년 서울에서 결성된 친일 경제인 단체인 대정실업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기는 하지만 실제 친일 활동을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렇게 불명확한 사실로 증손녀인 하영을 비난하거나 낙인을 찍는 일은 옳지 않다.
일각에서는 연좌제를 운운하고 있는데, 연좌제는 법에서는 사라진 지 오래이며, 당연히 적용되어서는 안된다. 하영의 광고 손절은 연좌제의 적용이라기 보다는 논란 자초와 그에 대한 오락가락 대응전략으로 하영 이미지에 비호감적 요소가 발생함으로써 생겨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조상보다 본인(+소속사)의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대중의 심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가 광고계가 아닌가.
하영은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의 홍보 시점인 지난 7일,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조상 이야기를 전파력이 강한 지상파의 예능 프로그램(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먼저 꺼냈다. 자신의 증조부가 고종 황제도 진료했다며 자랑스럽게 밝혔다.
뿐만 아니라 소속사에서 (증조부의 친일활동이) 사실 무근이라고 입장을 빨리 밝혔지만,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입장을 표명하는 바람에 신뢰감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됐다.
여기서 새삼 연예인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을 하려면 연기만 잘하고, 노래만 잘 불러서는 안된다.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 사랑을 받으려면 사랑받을만한 짓을 해야 한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을 재밌게 정주행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하영으로 인해 드라마가 망가지지 않았으면 한다. 배우 정해인을 비롯해 스태프까지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며 만든 공동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영은 정확한 검증 없이 성급히 가족사를 말하고, 문제가 되자 성급하게 부인부터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하며, 특히 우리 국민들의 가장 예민한 부분인 ‘친일 논란’과 연관된 내용이라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실감했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동작업을 해야 하는 배우가 드라마에 얼마나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도 절감했을 것이다.
/인천=서병기 기자(w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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