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경선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이재명 추대식'이라는 비판이다. 김동연·김동연 등 비명계 대권주자들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친문계 적자'로 평가 받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반응은 온도차가 컸다. 경선 패배가 확실한 상황에서 사실상 백기투항한 김 전 지사의 노림수가 주목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에 마련된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처에서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025.4.15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5bb918730df33.jpg)
김 전 지사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를 방문해 대선 경선 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함께 경선 참여를 선언한 김동연 경기지사(오후 3시 30분)와 이재명 전 대표(오후 4시)보다 일찍 후보 등록을 마치고 예비후보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전날(14일) 확정된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 규칙(권리당원 투표 50%+국민여론조사50%)을 두고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굳히기'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당원의 지지세가 높은 이 전 대표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 경선 참여를 선언한 후보들은 경선 규칙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은 경선 규칙이 확정되자마자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저버렸다"며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경선에 참여했지만 김동연 경기지사 역시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들러리 경선, 의미 없는 경선으로 가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예비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전격 시사'에 출연해 "앞으로 미리 규칙을 확정하고 거기에 따라 선수들도 미리 준비하는 공정한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나온 말이 "당에서 결정하면 따르는 것이 당원의 도리라는 얘기를 미리부터 했었다"이다. "그 과정에서 최소한 우리 당 권리당원들의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으로 결정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하긴 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2018년 경남지사로 당선되면서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로 올랐던 김 예비후보는 현재 4%대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 대권주자 가운데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세계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에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응답률 13.3%,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정치활동 공백으로 인한 인지도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021년 7월 대법원으로부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사면(2023년 신년특사)·복권(2024년 광복절 특사)돼 최근에서야 정치활동의 길이 다시 열렸다.
김 예비후보로서는 이번 대선 예비경선을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호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그는 실제로 경선 국면에서 민주당 '적통성'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이날 KBS라디오에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3번의 민주 정부의 공과를 계승하고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민주 정부의 정책을 화두로 던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이자 국가균형발전의 상징 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예비후보는 여기에 '빛의 연정'을 주장하면서 역대 민주 정부가 추구한 통합·포용 등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향수를 자극할만한 행보다.
김 예비후보 측 역시 이번 선거의 목표에 대해 정책과 비전을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압도적인 정권교체와 민주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김 예비후보에게 주어진 일과 본인의 비전·정책을 국민에게 잘 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적자'론에 대해선 "출마 선언을 할 때, 빛의 연대와 연정이라는 말을 했던 것처럼 역대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연정과 연합을 강조해 왔다"며 "친문 적자로 보는 건 잘못된 시각"이라며 경계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에 마련된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처에서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025.4.15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4ade47d44e4c7.jpg)
정치권은 이러한 김 예비후보의 행보의 목적이 정치적 재기라고 분석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드루킹 사건 유죄 판결 때문에 당적도 없었다"며 "앞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당내 기반 없이는 불가능한데, 재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대선 출마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당원 구성 중 70%가 친명(친이재명)계라고 한다면 나머지 30%는 친문(친문재인)계 일텐데, 30%를 규합해 대표성을 얻으면 대선 본선 선대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김 예비후보의 행보에 대해 '차기대선'과 '정치적 지분 확보' 의도로 보고 있다.
그는 "경선 레이스를 뛰면 대선 후보로서의 인지도나 지명도가 올라가 다음번에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번 경선에서 15~20% 득표를 하게 되면 대선 본선 캠프에 인사 지분을 그 정도 확보하게 되는 것이고, 결국엔 김 예비후보 측도 일정 부분 인적자원을 캠프에 넣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예비후보가 적통성을 강조하는 데 대해 이 평론가는 "현재 친명계로 넘어간 의원들도 족보상 친노·친문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포스트 이재명 시대'가 되면 다시 친노·친문 세력이 주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에 마련된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처에서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025.4.15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fd4e9c186385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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