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두산그룹 합병 과정에서의 시가 합병 문제를 지적한 직후 금감원이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한 2차 정정에 나섰다.
26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주식의 포괄적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대해 2차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분할합병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과정과 그 내용, 분할신설 부문의 수익가치 산정 근거 등에 대한 보완 미흡 부분을 확인했다"고 2차 정정 요구 배경을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이사회의 분할 과정에 대한 논의 내용이나 절차 등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또한 분할신설 부문(두산밥캣 지분 보유)의 수익가치 산정에 대해선 현금흐름할인법, 배당할인법 등의 모형을 적용해 기존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방법과 비교할 것 등을 요구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상장법인이라서 시가를 이용한 합병가액을 산정하고,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 부문(두산밥캣 지분 보유)은 비상장법인이라서 본질가치에 기반한 합병가액을 산정했었다. 그러나 분할신설 부문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에 대해서는 현금흐름할인모형이 아닌 기준시가(5만612원)를 적용해 가치를 산정했다. 이를 기초로 산정한 합병가액은 두산로보틱스 8만114원,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 부문 1만221원이다. 다만 장부가액으로 평가하면 두산밥캣의 주당 장부가액은 6만5894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두산로보틱스가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증권신고서가 철회된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두산그룹의 합병과 관련 "시가 기준 합병이면 모든 것이 합법이고 면죄부를 주는 식의 문제가 있어, 시가 합병보다는 공정가치를 평가하도록 하는 문제의식이 있다"면서 "두산그룹의 경영진이 투자자들에게 그런 설명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7월24일 두산로보틱스의 증권신고서에 대해 합병 시너지 등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면서 1차 정정 요청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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