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이 시국에 여기 찾아와주신 여러분은 진정 최고입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스테이지 콘서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커튼콜에서 박강현은 관객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이같이 외쳤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조기 폐막하거나 취소하는 공연들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공연계 종사자들의 시름은 깊다. 공연을 강행해도 준비하는 스태프와 무대에 오르는 배우 모두 무거운 마음으로 매회 관객을 만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2015년 국내 마지막 공연 후 많은 관객들이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로 손꼽으며 기다려온 작품이기에 콘서트로 돌아와도 호응이 매우 컸다. 티켓은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위기경보 심각단계 격상에도 취소표가 거의 없었다.

블루스테이지는 계획대로 공연을 진행하기로 하고 “본 제작사와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스태프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관객에게 몇 가지 안내와 당부를 전했다. 먼저 공연장 로비에 열 감지 화상카메라 2대를 설치해 입장하는 관객의 체온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열 감지 후 발열 증상으로 판단될 경우 객석으로 입장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매 공연 전후로 객석과 로비에 수시 방역을 실시하며 공연 참여 전 스태프는 손소독 및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알렸다. 관객 역시 입장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입장 후에도 하우스어셔는 공연장을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친 관객에게 다시 한번 착용을 당부했다.

이렇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사랑하는 모두가 철저하게 약속한 상태에서 콘서트는 시작됐다. 뮤지컬을 재구성해 모든 넘버들을 통해 한편의 공연을 보는 듯 110분간 드라마가 펼쳐졌다.
인터미션 없이 1시간 50분 동안 입과 코를 가린 채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았다. 큰 박수소리와 마스크를 타고 나온 환호를 통해 반가운 작품을 다시 만난 것에 대한 그들의 감격이 전해졌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지저스(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을 담은 이야기로 서곡부터 커튼콜까지 음악의 힘으로만 이끌어가는 송 스루 뮤지컬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에 음악과 이지나 연출·정재일 음악수퍼바이저·김성수 음악감독의 감각적 구성이 더해져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이번 콘서트에도 기존 창작진들이 참여했다. 성스러운 면모와 함께 인간적인 모습을 지닌 신의 아들 ‘지저스’ 역은 마이클 리가 맡았다. 지저스는 신이 약속한 죽음의 대가에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며 예언된 길을 선택한다.

스승에 대한 존경을 넘어 배반을 선택한 지저스의 제자 ‘유다’ 역으로는 한지상과 박강현, 차지연, 윤형렬이 출연했다. 유다는 스승과 함께 유대의 독립을 원하지만 지저스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배반이라는 필요악을 선택한다.
지저스에게 유일하게 안식을 주는 존재 ‘마리아’는 정선아와 장은아가, 지저스에게 시련을 주는 유대의 총독 ‘빌라도’는 김태한과 지현준이 연기했다. 환락을 즐기는 식민지의 왕 ‘헤롯’ 역으로는 김영주와 유승엽이, ‘시몬’ 역으로는 최종선과 박유겸이, ‘가야바’ 역으로는 박요셉이 무대에 올랐다.
마이클 리는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섬세한 가창력으로 명불허전 ‘지저스 장인’의 면모를 뽐냈으며, 정선아는 안정된 연기와 매력적인 음색으로 관객에게도 안식을 전하는 마리아였다.

유다를 꿈의 배역으로 꼽아온 박강현은 잠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금세 캐릭터로서 관객을 맞았다. 고난도 넘버들을 시원하게 내지르며 록음악 소화력을 입증한 그의 가능성은 1회 공연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하나의 도전을 해낸 박강현의 본공연 유다가 기대된다.
한편 블루스테이지는 ‘오페라의 유령’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이어 스테이지 콘서트로 ‘프리실라’를 다음달 9~11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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