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지난해 전체 주택 거래 중 아파트가 차지한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파트 이외 주택 시장이 반등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2월까지 아파트 거래 비중도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cab58b2c6c497.jpg)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 64만2576건 중 아파트 거래량은 49만9052으로 전체의 76.57%를 차지했다. 2006년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후 아파트 거래 비중이 가장 컸다.
2022년 58.68%던 아파트 매매 비중은 2023년 74.19%에 이어 2년 연속 상승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임대를 꺼리는 임차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빌라 사업성이 떨어졌고, 투자 목적으로 비아파트를 매수하는 수요자가 줄어들면서 비아파트 거래 비중이 줄어든 영향이다.
다세대 주택의 경우 2022년 전국에서 10만6770건 거래됐지만 2년 후인 지난해에는 7만5943건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단독주택(6만8100건→4만8282건)과 다가구주택(1만2264건→7844건), 연립주택(2만2976건→1만8455건) 등 다른 주택도 모두 거래량이 감소했다.
그와 달리 아파트는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거래량이 2년 만에 급증했다. 2022년 29만8581건이던 거래량은 지난해 49만2052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서도 8만7299건에서 22만3340건으로 늘어나며 아파트 거래량을 끌어올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건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연립·다세대 등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느끼지 못할 수준까지 상승했다"면서 "역전세와 전세사기 문제가 심화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높은 주택을 피하려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갭투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아파트 선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올해 2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전체 주택 거래의 78.31%로 지난해보다 비중이 크다. 아파트 선호가 바뀔만한 요인이 없는 만큼 추세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비아파트 거래가 줄어들면서 비아파트 사업자가 함께 줄어들고 있다. '똘똘한 한 채'로 대표되는 아파트 위주의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9만4141호를 기록한 전국 단독·다세대·연립주택 인허가 수는 2023년 5만1132호, 지난해 3만7321호로 매년 급감했다. 비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줄어든 반면 2022년부터 건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건설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비아파트 건설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정부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며 아파트 거래에 규제가 적용됐다. 다만 그마저도 아파트와 빌라는 주 수요층이 다르고 절대적인 숫자가 적은 만큼 침체에 빠진 비아파트 시장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4개 자치구 아파트 수요가 막히면서 한남동 고급 주택 등 일부 비아파트 거래는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일부 수요가 옮겨갈 뿐 시장 전체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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