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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만에 1500억 손실"⋯2차 파업 가져올 피해는 '예측 불가' [삼성바이오 파업의 그림자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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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제동에 총파업 잠정 연기⋯노사 갈등 불씨는 여전
생산 차질에 신뢰도 타격까지⋯글로벌 성장 기회 놓칠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오는 26일부터 2차 파업을 예고했다. 5일간 진행됐던 1차 파업보다 4배나 긴 3주간 진행된다. 다만 법원이 노조의 쟁의 행위 금지 대상 공정을 확대하면서 변수는 생긴 상황이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파업리스크로 인한 천문학적 손실, 글로벌 신뢰도 여파 등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치뤄야 할 댓가는 혹독하다. 아이뉴스24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기 파업이 가져올 후유증을 짚어봤다.[편집자]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법원의 제동에 예정된 2차 파업을 잠정 연기했지만 강행 의지는 꺾지 않고 있다. 결국 파업으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월 1차 파업 당시 약 15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당초 3주로 예고된 후속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금전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무형의 손실이다. 공급 안정성과 고객사 신뢰가 핵심인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반복되는 파업 리스크는 장기적인 수주 경쟁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5월 전면 파업 당시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전면 파업 당시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당초 오는 26일부터 11월 15일까지 3주간 진행하기로 했던 2차 총파업을 잠정 연기했다. 지난 16일 법원이 주요 생산공정에 대한 쟁의행위를 제한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기존 파업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노조가 사측에 교섭을 요청하면서 노사 간 대화 재개 가능성도 열렸다. 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진행할지 검토하고 있다. 이달 초 3차 사후조정 결렬 이후 파국으로 치닫던 노사 관계가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다만 2차 파업 리스크는 여전하단 평가가 나온다. 노조 역시 전략 변화를 위한 잠정 연기일 뿐 파업 계획 자체를 취소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인사제도 개선 등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큰 탓에 쉽사리 합의점을 찾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추가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 역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 있는 세포를 배양하고 정제하는 일련의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특정 공정이 중단되면 제품 품질과 전체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경우에 따라 생산 중인 의약품을 폐기해야 할 수도 있어 가동을 재개하더라도 손실을 단기간에 만회하기 어렵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지난 5월 1차 파업으로 상당한 생산 차질을 경험했다. 당시 닷새간의 전면파업으로 총 23개 배치(바이오의약품 1회 생산 단위)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매출 손실은 약 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단순 파업 기간에 비례해 손실액을 산정하긴 어렵지만, 예고된 2차 파업 기간이 3주에 달하는 만큼 피해 규모가 1차 파업 당시를 웃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적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차 파업으로 발생한 생산 차질을 올해 4분기 추가 생산을 통해 만회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후속 파업이 진행될 경우 손실 회복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그 여파가 내년 실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일부 공정만 중단돼도 전량을 폐기해야 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특성상 파업으로 인한 추가 손실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신뢰도 여파 우려…CDMO 경쟁 재편에 걸림돌 되나

당장의 매출 손실보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그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CDMO 사업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생산을 위탁받아 장기 계약을 이행하는 구조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생산능력과 품질뿐 아니라 정해진 일정에 맞춰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파업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반복되면 기존 고객사의 공급 일정에 불확실성이 생기고, 신규 수주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신뢰도 하락은 글로벌 CDMO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현시점에선 특히 치명적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기업에 맡겨졌던 CDMO 물량이 다른 국가로 이전될 가능성도 커졌다.

반사이익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스위스 론자와 일본 후지필름 등 주요 CDMO 기업들은 생산시설 인수와 증설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공장 증설과 사업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수주 경쟁에 대응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 리스크가 반복되면 경쟁사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자칫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성장 기회마저 노사 갈등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근로 조건에 대한 정당한 논의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파업을 협상의 카드로 삼는 방식은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며 "글로벌 CDMO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재파업에 나서는 것은 개별 기업의 고객사 신뢰는 물론 K-바이오 산업계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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