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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취임 1주년] ②"해답은 현장에"…인도 등 글로벌 거점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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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간 국내외 사업장 잇단 방문⋯필리핀·베트남·태국 등 현장 경영
인도 중앙정부와 합작조선소 MOU⋯최대주주로 운영 총괄, 초도 물량 확보
미국서 현지 조선소 등과 협력 확대…현지 조선소 인수 검토·AI·SMR 협력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회사 경영의 기본은 현장이고,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 3월 베트남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건넨 말이다. 오는 1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정 회장은 지난 1년간 국내외 사업장을 잇달아 찾으며 현장 경영에 공을 들였다.

37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돌아온 HD현대는 조선·방산 슈퍼사이클을 타고 실적 신기록을 이어가는 동시에 해외 생산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에서는 정부와 합작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고 필리핀·베트남에서는 기존 생산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지 최대 방산 조선사와 손잡고 함정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등 지역별로 차별화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10월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진행된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10월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진행된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국내외 사업장 잇단 방문

정 회장은 취임 직후 담화문에서 "어떤 현안들이 있는지 어떻게 돌파해 나갔으면 좋겠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여러분들이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귀 기울여 듣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취임 후 약 한 달 만에 청주 HD현대일렉트릭 배전캠퍼스, 음성 HD현대에너지솔루션·HD현대건설기계 등을 방문했다. 이후에도 울산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사업장을 차례로 찾으며 소통 강화 행보를 보였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10월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진행된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오른쪽)이 HD현대마린엔진 생산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HD현대]

해외 현장 행보도 꾸준하게 이어졌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정부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필리핀을 방문해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의 야드와 직원 기숙사 신축 현장을 둘러봤다.

정 회장은 지난달 서울에서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을 만나 수빅 생산거점을 활용한 조선·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현재 HD현대와 필리핀의 협력은 확대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16년 이후 필리핀으로부터 함정 12척을 수주해 이 중 6척을 인도했다.

또 같은 달 24~25일에는 베트남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에코비나를 연이어 방문했다. HD현대에코비나는 지난해 12월 인수를 마무리한 친환경 탱크·항만 크레인 생산 거점으로 정 회장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 지난달에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 '가스텍 2026'을 4년 연속 찾아 글로벌 선주들과 접점을 넓혔다.

인도와의 협력 '중앙정부'까지 확대...합작 조선소 최대주주로

정 회장의 취임 이후 글로벌 행보에서 가장 두드러진 곳은 인도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10월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진행된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뒷열 오른쪽 첫번째)과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앞열 오른쪽 첫번째)가 지난 1월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진행된 '글로벌 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인도 총리실 홈페이지]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도는 해외 생산거점 다변화 전략의 핵심으로 HD현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석 달 뒤인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순방 경제사절단에도 참석해 인도를 다시 찾았다. 당시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중앙정부 산하 VOC 항만청의 특수목적법인 ‘NSHIP TN’, 사가르말라 금융공사와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NSHIP TN은 향후 인도 정부의 지원 정책과 각종 인센티브를 집행하게 된다. 이에 HD현대는 신규 합작조선소 설립을 위한 사업 구조를 구체화하고 협력 범위를 중앙정부로까지 확장했다.

이에 HD현대는 신규 합작 조선소의 최대주주로서 운영을 총괄한다. 인도 정부는 조선소 가동에 앞서 초도 물량을 HD현대 국내 조선소에 발주하기로 했다.

미국 '파트너십' 중심으로 접근…AI·SMR로 협력 영역 확장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대응하고 있다. 현지 조선소와 손잡고 기술과 공급망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핵심 파트너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HII)다. HD현대는 지난해 4월 HII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10월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진행된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 15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한 대릴 커들(Daryl Caudle) 美 해군참모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이어 정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에는 '상선 및 군함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MOA)'로 협력 수위를 높였다.

MOA에 따라 양사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건조에 협력한다. 미국 내 조선 생산시설을 인수하거나 새로 세우는 데 공동 투자하고 HII 산하 뉴포트뉴스 조선소와 잉걸스 조선소에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미 해군과 동맹국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에서도 협력한다. 지난 8월에는 미시시피주 잉걸스 조선소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해 HD현대가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조선소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가 미국 현지 조선소 2~3곳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 넘어 AI·SMR로…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정 회장의 글로벌 협력은 조선과 방산을 넘어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양사의 협력 범위를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조선소의 생산 공정과 물류, 품질 데이터를 AI로 연결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협력의 핵심이다.

지난 8월에는 방한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과 만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나트륨’의 상용화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는 테라파워에 대한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원자로 용기 수주와 핵심 주기기 제작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10월 27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진행된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지난 9월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조선소를 찾아 작업 현장을 살피고, 안전 시설물과 설비를 점검했다.

취임 1년간 정 회장의 현장 경영은 사업장을 점검하는 차원을 넘어 해외 생산거점과 고객, 협력사를 직접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필리핀과 베트남에서는 기존 생산망을 강화하고 인도에서는 정부와 합작 조선소를 추진하며 미국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으로 함정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방식이다.

관건은 이 같은 글로벌 행보를 실제 수주와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해외 조선소 설립과 인수에는 대규모 자금과 현지 인허가가 필요하고 국가별 노사·공급망 환경에도 대응해야 한다.

정 회장이 강조해 온 '현장의 해답'이 해외 생산망 확대와 신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취임 2년 차를 맞는 HD현대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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