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경환 기자] 광양·여수·순천이 개별 도시의 산업경쟁을 넘어 하나의 ‘미래산업 공동경제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협력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광양만권이 이차전지 기초원료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직후 박성현 광양시장이 여수·순천에 RE100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광역 산업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공동 대응을 제안하면서 광양만권 산업지도의 새로운 변화가 주목된다.

광양시는 지난 2일 순천시청에서 열린 제42차 여수·순천·광양시 행정협의회에서 광양만권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상생을 위한 공동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광양만권 RE100 국가산업단지 지정 및 광역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3개 도시가 공동 대응하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통합지원금 가운데 일반지원계정의 50%를 시·군·구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번 제안이 관심을 끄는 것은 광양만권 산업환경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직후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광양·순천·여수 일원이 이차전지 기초원료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최종 지정됐다.
이에 따라 기존 철강과 석유화학 중심의 광양만권 산업구조에 이차전지 기초원료와 핵심소재 산업을 본격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광양시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RE100 국가산업단지와 광역 클러스터 구축을 제안한 것은 이번 특화단지 지정을 개별 기업의 투자유치에 그치지 않고 광양만권 전체 산업구조 전환의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광양만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이미 구축된 산업기반이다.
광양은 철강과 항만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소재산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여수는 국내 대표 석유화학·에너지 산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순천 역시 산업단지와 대학·연구기관 등을 기반으로 미래산업 인재와 기업을 연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각 도시의 산업적 강점을 하나로 연결할 경우 광양만권은 원료와 소재, 에너지, 물류, 연구·인력까지 연계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광역 협력구상의 핵심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전반의 탄소배출 감축과 재생에너지 사용을 중요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RE100 대응능력은 앞으로 기업유치와 기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산업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RE100 국가산업단지 추진 역시 광양 한 도시만의 산업정책보다는 여수·순천까지 연결하는 광역 산업전략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광양의 철강·이차전지와 항만, 여수의 석유화학·에너지, 순천의 인재·연구 및 미래산업 기반을 연결한다면 3개 도시가 각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방식과는 다른 산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행정구역의 경계보다 원료 조달과 생산, 에너지 공급, 연구개발, 인력 확보, 물류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행정협의회가 단순한 지자체 간 협력회의를 넘어 광양만권을 사실상 하나의 산업경제권으로 묶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박성현 시장이 함께 제안한 통합지원금 배분방안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광양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통합지원금의 혜택이 27개 시·군·구에 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일반지원계정의 50%를 시·군·구 자율계정으로 별도 확보·교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광양시가 밝힌 통합지원금 5조 원 가운데 통합지방정부지원기금은 4조3,5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일반지원계정이 2조8,500억 원, 반도체지원계정이 1조5,000억 원이다.
광양시 제안대로 일반지원계정의 절반이 시·군·구 자율계정으로 확보될 경우 각 지역이 획일적인 사업보다는 산업과 정주, 복지, 생활기반 등 지역별 현안에 맞춰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다만 구체적인 배분비율과 기준은 향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광양시는 27개 시·군·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인구와 면적, 재정여건, 행정수요, 지역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배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성현 시장은 “광양만권이 가진 산업 기반과 각 도시의 강점을 연결해 미래산업의 성장 기회를 함께 넓혀가길 기대한다”며 “RE100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광역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여수·순천시와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실질적인 지역 변화와 생활 속 혜택으로 실현되길 바란다”며 통합지원금의 합리적인 배분과 시·군·구 자율재원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양만권은 이미 행정구역을 넘어 하나의 산업·생활권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번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 이어 RE100 국가산단과 광역 산업클러스터까지 현실화된다면 광양·여수·순천의 협력은 단순한 행정협력을 넘어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 단계로 확대될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3개 도시가 무엇을 각각 가져갈 것인가’에만 머무르지 않고 광양만권 전체 산업의 파이를 어떻게 키우고, 그 성장효과를 세 도시의 기업과 시민에게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에 있다.
박성현 시장이 제안한 미래산업 공동협력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수·순천·광양이 RE100 산단 유치와 기업유치, 산업용지, 에너지 공급, 교통·물류망, 인재양성 등의 분야에서 구체적인 역할분담과 공동 실행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다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이경환 기자(kh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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