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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 ETRI 원장 "발전성 낮은 연구 줄이고, 피지컬 AI '지능'에 집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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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美 로봇 경쟁 속 '바디'보다 지능에 승부…"한정된 자원 통합해 플랫폼 구축"
연구자 연구시간 37% 지적…PBS 축소·기술료 1000억원 목표도 제시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박세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자율주행 등 향후 발전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일부 연구를 축소하고 인공지능(AI), 특히 피지컬 AI의 '지능' 기술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를 계기로 연구 분야를 넓게 가져가기보다 국가적으로 필요한 핵심 기술에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세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30일 출입기자단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연구환경 속에서 ETRI가 지향하는 비전과 혁신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박세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30일 출입기자단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연구환경 속에서 ETRI가 지향하는 비전과 혁신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박 원장은 3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향후 축소할 연구 분야 중 하나로 자율주행을 꼽으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왔던 PBS 과제들이 있다. 앞으로는 발전성이 없거나 미래 지향적이지 않다는 부분은 축소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中 로봇 직접 보고…"피지컬 AI 중에서도 AI에 초점"

ETRI는 로봇의 몸체 자체보다는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로봇 지능' 분야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박 원장은 최근 중국 로봇업체들을 방문한 경험을 소개하며 "중국과 미국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저희보다 앞서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바디 분야에서 엄청나게 진도를 냈다"며 "우리나라도 몇몇 업체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이 앞서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로봇이 정해진 동작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이나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단계까지 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원장은 "혼자 퍼포먼스를 하는 건 잘하는데 사람과 터치를 하면서 하거나 대상을 주고서 할 때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실제 로봇이 쓰이는 각 도메인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5년에서 10년 정도는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ETRI는 로봇 하드웨어 경쟁보다는 로봇의 판단·학습 능력을 높이는 AI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 박 원장은 "ETRI는 피지컬 AI를 하는데 있어 AI 기술 분야에 더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중국과 같은 규모의 투자 경쟁을 벌이기 어려운 만큼 한정된 연구개발 자원을 효율적으로 결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박 원장은 "중국에선 200~300개에 달하는 로봇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며 한국은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자원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흩어진 연구역량을 통합하고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연구 효율을 높여야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모든 걸 할 수는 없다"며 "몇 개 분야에서 필요한 AI 기술과 로봇 요소기술을 확보하면 다른 형태의 로봇을 지원하는 데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30일 출입기자단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연구환경 속에서 ETRI가 지향하는 비전과 혁신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박세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연구자에게 시간·에너지 돌려주겠다"…PBS 구조도 손질

연구 분야뿐 아니라 연구 방식도 바꾼다. 박 원장은 "연구원들에게 이 시간과 에너지를 돌려주는 게 저의 가장 큰 방향성"이라며 "연구기관에서 실제 연구자들이 연구에 쓰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 조사를 해봤을 때 자신의 근무시간의 37%"라고 말했다.

이어 "63%의 시간은 다양한 형태의 오버헤드(연구 외 행정·부수 업무 부담)가 된다. 과제 제안서도, 보고서도 쓰기 때문"이라며 "저는 그것이 연구의 경쟁력을 앗아간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PBS 폐지는 이 같은 구조를 바꿀 계기로 보고 있다. 박 원장은 "그동안 1년에 600개의 과제를 평균 연구비 10억 정도로 수행했다"며 "2030년에는 PBS는 10% 미만으로 낮춰 더 규모 있고 임무 중심적인 과제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존처럼 연구자가 개별 과제 확보에 매달리기보다 연구기관 차원에서 국가적으로 필요한 대형 연구를 기획하고, 연구자는 연구 자체에 집중시키겠다는 의미다.

박 원장은 기존 PBS 체제에 대해 "그동안 ETRI에 대한 비난 중 하나는 생계형 영업사원과 같이 ETRI 연구원들이 일을 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로서 가보려고 한다"고 발언했다.

"기술료 1000억원 이상 올려야"…해외특허도 2~3배 확대

국가 임무형 연구와 함께 산업으로 이어지는 연구성과도 강화한다.

박 원장은 현재 연간 600억원 안팎인 ETRI의 기술료 수입을 두고 "이 부분은 좀 더 올려야 된다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하고 있는 연구 결과를 민간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는, 비즈니스화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을 더해 1000억원 이상 정도는 올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 특허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박 원장은 "고품질의 해외 특허를 좀 더 지금보다는 두세 배 더 출원을 해서 그것으로 인해서 기술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기술료 확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데 대해서는 "(그러한) 효과는 아마 3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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