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1조원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 입찰을 앞두고 심사위원 구성방식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에 공개한 기술자문위원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위원과 다른 공공기관 위원 등을 후보군에 포함하면서다.
건설업계에선 입찰당시 안내된 심사위원 범위와 실제 후보군이 달라졌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규정과 선정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항공사진 [사진=LH]](https://image.inews24.com/v1/f06ee26ba9c082.jpg)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은 지난 16일 LH에 'LH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심사위원 구성 기준 확인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심사위원 후보군을 구성한 근거와 절차를 질의했다.
LH '심사위원 기피제도 운영안내 및 신청서'에는 이번 CMR 사업계획서 평가 후보군으로 국토부 위원과 국토부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위원, LH 제18기 기술자문위원, 다른 공공기관 위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LH 건설관리처가 발송한 심사위원 후보자 위촉안내에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 CMR 사업계획서 심사를 위해 후보자를 위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사는 23일 오후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심사위원도 같은날 선정하는 것으로 안내됐다.
쟁점은 LH가 제시한 '일시위촉' 규정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느냐다.
LH 제18기 기술자문위원 명단공고에는 특정 전문분야로 위촉된 위원을 다른 전문분야 심사위원으로 선정할 수 있고 위원회 운영여건에 따라 심사위원을 일시위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는 이 규정을 기존명단에 없는 외부인사까지 새로 후보군에 포함할 수 있는 근거로 해석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측은 "LH가 공문에서 제시한 규정을 외부 심의위원으로 확대하는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규정을 지나치게 넓게 적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LH는 관련 규정에 따른 절차라는 입장이다. LH는 지난 18일 대우건설에 보낸 회신에서 국가 핵심 정책사업으로 추진하는 해당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해 심사 공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H는 근거로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 방식 특례운영기준' 제12조와 '종합심사낙찰제 물량·시공계획 심사위원 설치 및 운영기준' 제4조 및 제8조 등을 제시했다.
제18기 기술자문위원 명단을 공고할 당시 위원회 운영여건에 따라 심사위원을 일시위촉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했고 이번 사업 입찰공고에서도 위원회 구성은 기술자문위원 명단공고 게시문과 사업계획서 심사계획 수립당시 정한 내용 등을 따를 수 있도록 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심사위원의 전문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건설엔지니어링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위원은 주로 설계사나 감리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반면 이번 사업은 CMR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만큼 평가대상과 성격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CMR은 발주자가 마련한 기본설계를 토대로 시공사가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검토하고 공법과 공사비, 공정 등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시공사가 가진 기술력과 사업관리 능력을 사업초기부터 활용하는데 목적이 있다.
업계는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설계·감리업체 선정에 참여해온 심사위원을 CMR 시공사 사업계획 평가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대우건설 측은 "건설엔지니어링 종심제 심사위원을 CMR 시공사 선정 심사위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전문성 측면에서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항공사진 [사진=LH]](https://image.inews24.com/v1/c72190886bfa6f.jpg)
후보군 변경시점도 논란거리다. 심사위원 구성과 평가방식은 입찰참여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수 있는 요소다.
이에 따라 입찰공고 이후 후보군을 확대했다면 변경근거와 절차를 참여사에 충분히 알렸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종 심사위원 선정방식을 둘러싼 문제제기도 나왔다. 업계는 통상 심사위원 선정과정에서 별도 자동선정시스템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이번 심사에서는 해당시스템 대신 엑셀파일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을 둘러싼 입찰절차 논란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LH는 지난해 1차 입찰당시 약 1조3814억원 규모 단지조성공사 수행실적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기준으로 제시했다.
당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해당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하면서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남았다. 이후 LH는 입찰을 다시 추진하면서 올해 실적기준을 조정했다.
지난해 입찰 참가자격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올해 재입찰에서는 심사위원 후보군 구성과 선정절차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가 핵심사업이자 1조원대 대형공사인 만큼 심사위원을 어떤 범위에서 선정할 수 있는지 외부위원을 포함할 경우 어떤 규정과 절차를 적용하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심사위원 후보군과 선정방식이 입찰 도중 달라졌는지를 명확히 확인해야 불필요한 공정성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 핵심은 기존에 공개한 LH 기술자문위원 명단과 실제 심사에 활용할 후보군 범위가 다르다는 점"이라며 "심사위원 후보군은 사업계획 평가와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기존명단에 없는 외부인사를 추가하려면 명확한 근거와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H는 외부 기관 전문가를 심사위원 후보군에 포함해 풀을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엑셀 파일을 활용한 심사위원 선정 방식과 관련한 공정성 우려에 대해서도 선정 방식 자체보다 발주기관이 특정 위원 선정에 관여할 여지를 차단하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외부 기관까지 포함해 심사위원 풀을 넓히고 저희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왜 공정성 문제로 이어지는지 의문"이라며 "다양한 기관의 전문가들이 심사에 참여하는 만큼 공정성과 전문성은 오히려 강화됐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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