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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장윤기 부실수사, 광산서 책임"...檢과 정반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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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광산서장 등 수사지휘라인 4명 검찰 송치
"광산서장과 지도부가 징계 우려해 사건 축소"
檢, "강간 사건은 조용히" 前 국수본부장 기소
경찰은 "수사 전문성·피해자 보호 고려한 결정"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 의혹을 조사한 경찰이 당시 광주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등 경찰관 4명을 검찰에 넘겼다.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했지만 광산서 지휘부가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것이 경찰의 결론이다.

지난 7월 15일 오전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오동욱 단장이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된 증거인멸·유착 등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7.15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15일 오전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오동욱 단장이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된 증거인멸·유착 등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7.15 [사진=연합뉴스]

"국수본, '스토킹-살인 분리 지시' 축소·은폐 목적 없어"

다만 경찰은 국가수사본부와 광주경찰청이 성범죄 사건과 살인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한 지시에는 축소·은폐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박성주 전 국수본부장이 경찰의 부실 대응을 감추기 위해 분리수사를 지시했다고 결론 내린 광주지검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21일 이 같은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단은 전 광산경찰서장 김모 경무관과 전 형사과장 박모 경정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송치했다. 전 강력팀장 박모 경감은 같은 혐의 등으로 7월 15일 구속 송치됐다. 장윤기 부친에게 수사 정보를 흘린 전 강력팀원 A 경사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특수단은 당시 서장과 형사과장, 강력팀장이 수사 지휘체계를 이용해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순차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김 경무관이 장윤기의 베트남 여성 상대 강간·스토킹 사건을 고(故) 이채원 양 살인사건과 연관 짓지 말고 일반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취지로 지시했고, 박 경정이 이를 강력팀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박 경감은 이에 따라 수사보고서에서 '외국인 여성' 관련 내용을 수정하거나 제외하도록 하고, 장윤기 피의자신문에서도 성적 목적에 관한 조사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랙박스 영상 분석과 범죄분석보고서에서도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삭제하거나 기재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고 특수단은 밝혔다.

지난 7월 15일 오전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오동욱 단장이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된 증거인멸·유착 등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7.15 [사진=연합뉴스]
고(故) 이채원양 살해범 장윤기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2026. 5. 14. [사진=연합뉴스]

"장윤기 살인까지 알게된 광산서장이 두 사건 관련성 차단"

특수단은 "장윤기의 강간 목적 살해 행위를 충분히 규명할 수 있었음에도 당시 서장과 형사과장 등의 부당한 지시로 강간등살인죄를 적용하지 못하고 형법상 살인죄로 의율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 경정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범행 차량을 추가로 감식하거나 압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 보전해야 했지만, 차량 열쇠를 조기에 반환하도록 지시해 핵심 증거가 인멸됐다는 것이다.

A 경사는 과거 함께 근무했던 장윤기 부친에게 범행 차량의 주차 장소와 블랙박스 확인 계획 등을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특수단은 광산서 지휘부가 사건을 축소하려 한 배경으로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에 따른 경찰 책임론을 지목했다. 당시 경찰은 남양주 사건 부실 대응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고, 관계성 범죄 전수점검과 일반경보 발령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광산서는 5월 3일 베트남 여성이 장윤기를 상대로 한 스토킹 112 신고를 정식 사건으로 접수하지 않고 현장 종결했다. 피해자의 안전을 다시 확인하는 사후 콜백과 전수합동조사도 절차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특수단은 장윤기의 강간 범행까지 알게 된 김 경무관이 또다시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비판과 징계를 우려해 두 사건의 관련성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국수본과 광주경찰청의 분리수사 지시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광산서는 강간·스토킹 사건과 살인사건을 형사과에서 병합 수사한 뒤 함께 송치하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국수본은 성범죄 사건은 여성청소년과가, 살인사건은 형사과가 각각 맡는 '죄종별·기능별 분담수사'를 지시했다.

특수단은 이를 수사 전문성과 피해자 보호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봤다. 살인사건은 구속기한이 임박한 만큼 먼저 송치하고, 수사가 미진한 강간·스토킹 사건은 충분히 조사한 뒤 별도로 송치하라는 지시도 적절했다고 판단했다.

특수단은 "국수본과 광주청은 두 부서가 사건 내용을 공유해 살인이 성적 목적의 범행이었는지 규명하도록 여러 차례 수사지휘했다"며 "성적 목적을 축소·은폐하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5일 오전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오동욱 단장이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된 증거인멸·유착 등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7.15 [사진=연합뉴스]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사진=연합뉴스]

檢 "박 전 본부장이 '오픈되지 않게 하라', '각각 따로 하라' 지시"

이는 광주지검이 이달 2일 발표한 수사 결과와 상반된다.

검찰은 박 전 본부장이 경찰의 스토킹 신고 부실 대응과 두 사건의 관련성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강간 사건은 조용히", "오픈되지 않게 하라", "살인사건과 스토킹·강간 사건은 각각 따로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광산서의 병합 수사·병합 송치 요청도 국수본 지휘라인이 수차례 묵살했다고 봤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박 전 본부장과 당시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 대행,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성폭력범죄수사계장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박 전 본부장은 당시 "기능별로 철저히 수사하고 사건의 성격상 보안을 유지하라는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업무지시를 했을 뿐"이라며 검찰의 공소 제기에 반발했다.

경찰은 장윤기 부친과 수사팀 간 유착 의혹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윤기 부친이 과거 함께 근무했던 경찰관에게 수사상 기밀을 전달받고 간이 면회와 통화 기회, 차량 열쇠, 집 주소 등을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다만 장윤기 부친이 사건 축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장윤기 부친과 큰아버지가 국수본·광주경찰청 관계자와 접촉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서는 별도의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특수단은 7월 5일 수사에 착수한 뒤 조직을 최대 41명 규모로 확대했다. 국수본과 광주경찰청, 광산경찰서 등을 압수수색하고 사건 관계자 44명을 상대로 96차례 조사했다.

오동욱 특별수사단장은 "장윤기 사건으로 희생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확인된 업무지침 위반 사항은 감찰 부서에 통보하고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도 담당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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