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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B] 이재용·최태원 행보에 또 '日'…왜 일본이 눈에 들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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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부장·저렴한 인건비에 물·전기 풍부…정부는 ‘현찰 지원’
美 관세 압박 속 친화적 공급망…TSMC·마이크론도 日 투자 확대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행보를 보면 일본이 부쩍 자주 등장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본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거점을 짓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본에 첨단 패키징 연구거점을 열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일본 정치인들과 만나 반도체 협력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때 한국에 반도체 주도권을 내줬던 일본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시 들여다보는 이유는 뭘까요.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일본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거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곳이라면 어디든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일본을 해외 반도체 생산거점의 "충분히 훌륭한 후보지"라고 했습니다. 전력과 재료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생태계가 갖춰져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최 회장이 '어디든' 가능성을 열어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AI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용인과 청주에 54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도 평택과 용인 공사 일정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수요가 있을 때 공장을 빨리 지어 물량을 늘리는 게 중요해진 겁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까지 새 생산거점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모처에서 방한한 일본 국회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히라키 다이사쿠 공명당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 X]

삼성전자도 일본과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일본 요코하마에 문을 연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 개소식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엿새 뒤 일본 참의원 대표단을 만나 반도체 협력과 인재 확보 등을 논의했고요.

APL은 반도체를 찍어내는 팹(공장)은 아닙니다. 여러 칩을 연결해 하나의 제품으로 만드는 첨단 패키징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 연합뉴스]
삼성전자 APL이 입주한 일본 요코하마 리프 미나토미라이 빌딩.[사진=officee 홈페이지]

삼성이 일본에 연구소를 둔 데는 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일본에는 도쿄일렉트론(TEL)·디스코·어드반테스트 같은 장비업체와 신에쓰화학·SUMCO·JSR 같은 소재업체가 몰려 있습니다. 삼성도 APL에서 현지 업체들과 공동 개발에 나설 계획입니다.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5년 구매력 기준 평균임금은 일본이 5만183달러, 한국은 6만1259달러입니다.

일본 정부의 현금 지원도 큽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경쟁사인 세계 1위 대만 TSMC는 구마모토현에서 1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같은 지역에 2공장을 짓고 있고, 일본 정부는 2공장에 최대 7320억엔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은 세계 3대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도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 공장에 AI용 첨단 메모리 생산을 위한 신규 클린룸(청정시설)을 짓고 있으며 최대 5360억엔의 지원을 받습니다.

미국 변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 관세를 압박하며 자국 생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건설비와 인건비 부담이 큽니다.

반면 일본은 미국과 AI·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소부장 생태계와 비용, 정부 지원에 미국과 가까운 공급망까지 고려하면 일본을 들여다볼 이유가 있을 거라고 설명합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 연합뉴스]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 공사 현장 모습. 삼성전자는 P5와 후속 'P5-2'까지 포함한 초대형 메가팹을 구축 중이다. [사진=권서아 기자]

그렇다고 한국보다 일본이 낫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대만의 가뭄 대응도 자주 거론됩니다. 2021년 극심한 가뭄 당시 대만 정부는 신주·먀오리·타이중·타오위안 등 약 7만4000헥타르(㏊) 지역의 농업용 관개를 중단했고, 타오위안에서 신주로 물을 보내는 비상 관로도 예정보다 4개월 앞당겨 완공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공사 현장의 속도를 보면 생산거점을 정할 때 왜 전력과 용수, 공사 속도가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여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 현장에서 만난 작업자는 "평택부터 짓고 용인으로 넘어간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평택에서는 생산공간을 3층으로 만든 P5 1공장 공사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고 옆에는 같은 구조의 2공장도 들어섭니다.

평택은 이미 전력과 용수, 도로가 깔려 있고 협력사도 모여 있습니다. AI 메모리 수요가 커지자 삼성전자가 평택 증설부터 서두를 수 있는 이유로 기존 인프라가 꼽힙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 연합뉴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권서아 기자]

용인은 조금 다릅니다. SK하이닉스가 들어가는 원삼면 '일반산단'은 2019년 시작해 첫 팹이 이미 올라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중심의 이동·남사 '국가산단'은 지난 2023년 발표돼 이제 부지 조성공사를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국가산단은 토지 보상부터 부지 조성, 송전망과 용수망까지 함께 풀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삼성전자가 첫 팹 가동을 오는 2029년으로 당기려 해도 기반시설이 함께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 연합뉴스]
산업통상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난 17일 글로벌 소부장 기업을 대상으로 지역 투자 여건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호남도 같은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산업통상부가 연 '2026 소부장 국제투자 컨퍼런스'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800조원 규모 서남권 투자를 앞세워 글로벌 소부장 기업 유치에 나섰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측은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자원의 총량만이 아니다"며 "핵심은 필요한 시점에 실제로 공급할 수 있느냐"라고 했습니다.

결국 일본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증설 속도가 있습니다. AI 메모리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소부장과 인력, 전력과 용수까지 얼마나 빨리 갖춰 공장을 돌릴 수 있느냐는 겁니다.

한국도 평택과 용인, 호남에서 대규모 증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계획한 시점에 팹과 소부장, 물과 전기까지 함께 갖출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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