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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왜 더 큰 밴을 택했나…PV7에 숨은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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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PV7 세계 최초 공개
적재공간 최대 8.0㎥·주행거리 460㎞…물류·서비스 기업 겨냥
유럽 전기충전식 밴 판매 42% 증가…기업이 신규 수요 주도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기아가 대형 전동화 목적기반차량(PBV) 'PV7'을 공개하며 유럽 상용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첫 전용 PBV인 PV5로 도심 배송과 중형 밴 수요를 확인한 데 이어 적재량과 주행거리를 늘린 PV7으로 대형 물류·서비스 기업까지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승용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빠르게 전동화되는 유럽 기업용 밴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더 기아 PV7 카고·패신저. [사진=기아]
더 기아 PV7 카고·패신저. [사진=기아]

기아는 14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PV7은 지난해 출시한 PV5에 이은 두 번째 전용 전동화 PBV다. 전용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카고와 패신저, 용도별 특장차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PV7 롱 모델의 전장은 5350mm, 축간거리는 3500mm다. 카고 롱 모델은 6.1㎥, 하이루프 모델은 8.0㎥의 적재 공간을 갖췄다. 유럽 표준인 1200×800mm 규격의 유로 팔레트를 최대 3개 실을 수 있다. 팔레트 2개를 적재하는 PV5보다 운송 능력을 높였다.

더 기아 PV7 카고·패신저. [사진=기아]
더 기아 PV7 카고 적재 공간. [사진=기아]

적재 중량은 유럽 기준 카고 롱 모델이 1165kg, 컴팩트 모델은 1200kg이다. 화물 무게에 따라 구동 성능을 조절하는 '고중량 주행 모드'도 적용했다. 도심 배송뿐 아니라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화물을 다루는 건설·설비·광역 물류 수요까지 겨냥한 것이다.

배터리는 71.5㎾h와 96.2㎾h 두 종류다. 96.2㎾h 배터리를 탑재한 카고 롱 모델은 유럽 WLTP 기준 한 번 충전으로 460km 이상 달릴 수 있다. 최대 350㎾급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0분대 중반이 걸린다.

최고 출력 200㎾, 최대 토크 420Nm의 전륜 모터를 탑재했으며 향후 사륜구동 모델도 추가한다. 장거리 운행과 짧은 충전 시간을 동시에 요구하는 상용차 고객의 특성을 반영했다.

전기 밴 42% 급증…기업 시장 선점 속도

기아가 PV5보다 큰 PV7을 택한 배경에는 유럽 상용차 시장의 구조가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의 신규 밴 판매량은 74만2759대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다. 전기충전식 밴 판매는 같은 기간 41.6% 증가했다. 시장 비중도 9.5%에서 13.2%로 3.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디젤 밴 판매는 1.8% 감소한 58만7272대였다. 시장 점유율도 82.0%에서 79.1%로 떨어졌다. 디젤이 여전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전기 밴의 성장 속도는 전체 시장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더 기아 PV7 카고·패신저. [사진=기아]
더 기아 PV7 카고 외장. [사진=기아]

기업이 구매를 주도한다는 점도 승용 전기차 시장과 다르다. 유럽운송환경연합(T&E)에 따르면 기업은 EU 신규 경상용차 등록의 약 91%를 차지한다. 전기 경상용차의 약 75%는 대기업이 구매한다.

물류기업은 운행 경로가 일정하고 차고지 충전이 가능해 전기차로 전환하기 상대적으로 쉽다. 차량 가격보다 연료비와 정비비, 가동률을 합친 총소유비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운행거리와 적재량이 많을수록 전동화의 경제성도 부각될 수 있다.

더 기아 PV7 카고·패신저. [사진=기아]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O Plant East 차체 공장. [사진=기아]

차량 넘어 데이터까지…'움직이는 사업장' 노린다

기아는 PV7을 단순한 대형 전기 밴이 아닌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으로 개발했다. 차량 상태와 운행 데이터를 관리하는 '플레오스 플릿', 기업 업무 시스템과 차량을 연결하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업타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 판매 이후 플릿 관리와 데이터 서비스까지 수익원으로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차체 구조도 고객의 업무에 맞춰 바꿀 수 있다. 기아는 축간거리와 전장·전고, 실내 구성을 유연하게 변경하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적용했다. 2027년 하반기 국내와 유럽에 패신저 롱과 카고 롱을 먼저 출시한 뒤 세계 시장에 총 23종의 파생·컨버전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국내외 31개 특장업체와의 협력도 확대한다.

더 기아 PV7 카고·패신저. [사진=기아]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O Plant East 조립 공장. [사진=기아]

PV5의 초기 성과는 PV7 출시의 기반이 됐다. PV5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올해 7월까지 세계 시장에서 5만3530대 판매됐다. 약 60%가 해외 판매다. 올해 1~7월 판매량은 3만7677대로 지난해 하반기 1만5853대의 두 배를 넘어섰다.

기아는 PV5와 PV7에 이어 2029년 PV9을 투입해 PBV 차급을 완성한다. 2030년 세계 PBV 판매 목표는 연간 23만대다. PV5가 도심형 중형 밴 시장을 열었다면 PV7은 기아가 유럽의 주력 상용 밴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핵심 모델인 셈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V7은 개인화된 모빌리티를 향한 여정의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모델"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비즈니스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차량, 동급 최고의 전기차 성능 및 PBV 전용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객의 생산성과 유연성, 장기적인 보유 가치를 모두 높이는 종합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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