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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놓아도 시동 안 꺼졌다…BMW F 450 GS, '쉬운 GS'[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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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웅덩이·언덕 넘나들며 확인한 경쾌한 차체
GS 트로피의 ERC, 저속 주행 부담 크게 낮춰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기어가 들어간 상태에서 클러치 레버를 놓았다. 일반적인 수동변속 모터사이클이라면 시동이 꺼질 상황이었지만 엔진은 그대로 돌아갔다. 다시 출발할 때는 클러치 대신 스로틀만 열면 됐다.

BMW의 중형 어드벤처 모터사이클 ‘뉴 F 450 GS’의 GS 트로피 트림에 적용된 ‘이지 라이드 클러치(Easy Ride Clutch·ERC)’를 직접 경험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다.

F 450 GS. [사진=홍성효 기자]
F 450 GS. [사진=홍성효 기자]

F 450 GS는 새로 개발한 420㏄ 직렬 2기통 엔진과 178㎏의 가벼운 차체를 결합한 모델이다.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의 부담은 줄이면서 GS 특유의 온·오프로드 활용성을 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고출력은 48마력, 최대토크는 43Nm(약 4.4㎏·m)다. 전·후륜 서스펜션은 각각 180㎜의 작동 범위를 확보했고, 휠은 앞 19인치와 뒤 17인치를 적용했다. 기본 시트고는 845㎜다.

실제로 타보니 ‘빠른 GS’나 ‘작은 GS’보다 ‘쉬운 GS’라는 표현이 잘 어울렸다. 모래와 웅덩이에서는 차체를 다루기 편했고, 일반도로에서는 클러치 조작 부담이 적었다.

오프로드 코스에 들어서자 가벼운 차체의 장점이 곧바로 드러났다. 모래 구간에서는 앞바퀴가 좌우로 흔들렸지만 차체의 방향을 다시 잡는 데 큰 힘이 필요하지 않았다. 무거운 바이크를 억지로 끌고 가기보다 라이더의 움직임에 차체가 비교적 빠르게 따라오는 느낌이었다.

F 450 GS. [사진=홍성효 기자]
F 450 GS를 타고 모래 코스를 주파하는 모습. [사진=홍성효 기자]

웅덩이를 지날 때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받아내며 큰 출렁임 없이 통과했다. 오르막에서는 저속에서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스로틀을 열자 필요한 만큼 힘이 붙으며 경사면을 올라갔다.

스탠딩 자세도 자연스러웠다. 차체 중앙부가 비교적 좁아 무릎으로 바이크를 잡기 편했고, 일어선 상태에서 체중을 옮겨 방향을 바꾸는 과정도 어렵지 않았다.

각 구간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진 것은 차체를 억지로 제압할 필요가 적다는 점이었다. 178㎏이라는 무게가 제원표에만 머무르지 않고 저속 오프로드 주행에서 체감됐다.

F 450 GS. [사진=홍성효 기자]
F 450 GS를 타고 웅덩이 코스를 주파하는 모습. [사진=홍성효 기자]

이번 시승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기능은 엔진이나 서스펜션보다 GS 트로피에 적용된 ERC였다.

수동변속 모터사이클은 정차하거나 낮은 속도로 움직일 때 클러치를 세밀하게 조작해야 한다. 기어가 들어간 상태에서 클러치 레버를 갑자기 놓으면 시동이 꺼질 수도 있다.

ERC는 엔진 회전수에 맞춰 클러치의 연결과 분리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기어가 체결된 상태에서 클러치 레버를 놓아도 바이크가 시동이 꺼지지 않은 채 정지해 있을 수 있는 이유다.

다시 출발할 때 스로틀을 열자 동력이 부드럽게 연결됐다. 출발을 위해 클러치의 연결 지점을 찾거나 반클러치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필요하면 라이더가 기존 방식대로 클러치 레버를 직접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은 단순한 편의사양 이상의 효과를 냈다.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도심에서는 왼손의 피로를 줄여주고, 낮은 속도로 장애물을 통과해야 하는 오프로드에서는 클러치 조작보다 차체의 균형과 진행 방향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F 450 GS. [사진=홍성효 기자]
기자가 F 450 GS를 타고 있는 모습. [사진=홍성효 기자]

오프로드를 벗어나 일반도로에서 타보니 F 450 GS의 또 다른 특징이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조작이 편했다.

스로틀과 브레이크, 핸들을 조작할 때 큰 힘이 필요하지 않았고 차체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오프로드에서 주행이 쉬웠던 것과 마찬가지로 도심에서 바이크를 움직일 때도 차체 크기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다.

특히 저속에서의 다루기 쉬운 성격이 두드러졌다. 정지와 출발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ERC의 장점이 다시 체감됐고 차체가 가벼워 방향을 바꾸거나 정차 후 다시 움직이는 과정도 수월했다.

다만 고속 구간에서는 조금 다른 특성이 느껴졌다. 속도를 높이자 핸들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감이 저속 주행 때보다 조금 더 선명했다. 주행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저속과 오프로드에서 보여준 편안함과 비교하면 고속에서는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F 450 GS. [사진=홍성효 기자]
키가 184cm인 기자가 F 450 GS를 타고 땅에 발을 대고 있는 모습. [사진=홍성효 기자]

시트 높이는 라이더의 신체 조건에 따라 체감이 갈릴 수 있다. F 450 GS의 기본 시트고는 845mm다. 키 184cm인 기자도 정차 상태에서 양발을 완전히 바닥에 붙이기보다는 살짝 까치발을 해야 했다.

다만 이번 시승차는 기본 시트가 적용된 모델이다. BMW는 로우시트 옵션도 마련해 신체 조건에 따른 착지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주행을 시작한 뒤에는 높은 시트가 특별한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프로드에서 일어서서 달릴 때는 핸들과 스텝, 시트의 위치가 자연스러운 자세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

국내에서는 익스클루시브와 GS 트로피 등 2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GS 트로피에는 익스클루시브의 기능에 조절식 스포츠 서스펜션과 ERC 등이 추가된다.

F 450 GS를 직접 타본 뒤 가장 강하게 남은 인상은 성능 수치보다 조작 부담이 적다는 점이었다. 가벼운 차체는 모래 위에서 방향을 바로잡기 쉽게 했고, ERC는 정차와 출발 과정에서 클러치를 세밀하게 다뤄야 하는 부담을 덜어줬다.

고속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신체 조건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는 시트 높이는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도심 출퇴근부터 가벼운 오프로드까지 한 대로 경험하고 싶은 라이더에게 F 450 GS는 다루기 쉬운 선택지였다.

클러치에서 손을 떼도 시동이 꺼지지 않고, 모래 위에서 차체가 흔들려도 다시 방향을 잡기 어렵지 않은 바이크. F 450 GS는 '빠르게 달리는 GS'보다 '쉽게 모험을 시작하게 해주는 GS'에 가까웠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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