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애플의 수장이 15년 만에 바뀐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공급망과 사업 확장을 이끌어온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아이폰·맥 등 핵심 제품 개발을 주도해온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 존 터너스가 애플의 새 사령탑에 오른다.
제품 혁신을 앞세운 '엔지니어 CEO' 체제에서 애플이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제품 경쟁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31일 애플에 따르면 터너스는 다음 달 1일 애플 CEO에 공식 취임한다. 쿡은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터너스도 같은 날 애플 이사회에 합류한다.

애플은 지난 4월 이 같은 경영진 개편을 발표했다. 쿡은 2011년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CEO에 오른 뒤 약 15년간 애플을 이끌었다. 앞으로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과의 소통을 비롯해 회사의 일부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터너스는 애플에서 25년간 근무한 '제품통'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에 합류했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에 오른 뒤 2021년부터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을 맡아왔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에어팟 등 애플의 주요 제품 개발을 총괄했다. 제품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기술을 도입하고 재활용 알루미늄 소재와 3차원(3D) 프린팅 티타늄 등 새로운 소재와 설계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작업도 주도했다.
공급망과 운영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쿡에 이어 제품 개발을 이끌어온 엔지니어가 애플의 지휘봉을 잡는 셈이다. 애플 이사회는 터너스의 기술 전문성과 제품 개발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 평가했다.

터너스의 첫 시험대는 취임 직후 찾아온다. 애플은 오는 9월 9일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터너스가 CEO에 오른 지 8일 만에 열리는 첫 대형 신제품 행사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아이폰과 함께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할 경우 삼성전자 등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터너스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AI다. 애플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구글과 오픈AI 등 경쟁사보다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와 음성비서 '시리'를 앞세워 대응에 나섰지만 AI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릴지가 새 경영진의 과제로 꼽힌다.
부품 가격 상승과 공급망 관리도 부담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관련 부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새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를 공개하면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작업도 이어가야 한다. 애플은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을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분산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주요 생산기지이자 핵심 시장이다.
쿡은 CEO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으로 애플에 남는다. 애플은 쿡이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과의 소통 등 회사 업무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터너스는 CEO 선임 당시 "애플에서 경력의 대부분을 보내며 스티브 잡스 아래에서 일하고 팀 쿡을 멘토로 둘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며 "반세기 동안 애플을 정의해온 가치와 비전을 바탕으로 회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