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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살린 소비, 물가 자극하나…"근원물가 2.5%가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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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갭 1%p 확대 시 근원물가 최대 0.4%p 상승
한은, 교역조건 개선·소득 증가도 추가 상방압력

[아이뉴스24 이도훈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로 늘어난 가계와 기업의 소득이 소비로 이어질 경우 근원물가의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을 넘어서면 가격 인상이 여행·외식·숙박 등 여러 품목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DP 소비갭과 수입물가·근원물가 상승률 추이 [한국은행]
GDP 소비갭과 수입물가·근원물가 상승률 추이 [한국은행]

30일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 정원석 차장·장태윤 과장·김상효 조사역이 작성한 '수요주도 물가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가 내수로 파급되면서 향후 물가의 수요 측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면서 가계와 기업의 실질구매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질 경우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근원물가 상승률 2%대 중반이 물가 확산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지목됐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이 수준을 웃돌면 개별 품목 가격이 함께 움직이는 '동조성'이 급격히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외식·숙박 등 개인서비스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물가 상승이 일부 품목에 머물지 않고 광범위하게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수요가 강한 상황에서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 자체도 커졌다. 필립스곡선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수요가 높은 국면에서 GDP갭률이 1%포인트(p) 확대되면 근원물가 상승률이 약 0.1~0.4%p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경기민감물가를 활용한 간접 추정치는 0.2~0.4%p, 전체 근원물가를 이용한 직접 추정치는 약 0.14%p였다.

수요 충격의 영향은 경기가 활발한 시기에 더 크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낮은 국면에서는 GDP 수요충격이 발생한 뒤 3분기 후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0.2%p에 그쳤지만, 수요가 높은 국면에서는 충격 발생 6분기 후 최대 0.6%p까지 확대됐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도 추가적인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늘어난 GDI가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경우 근원물가에 약 0.05~0.2%p의 추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늘어난 소득이 소비 대신 저축이나 자산 취득에 머물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연구진은 "과거 수요가 강하면서 근원물가도 높은 수준을 보인 시기를 분석한 결과, 가계의 소비여력 확대가 시차를 두고 소비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특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살아나는 국면에서는 기업들이 앞서 누적된 원가 상승분을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보다 쉽게 반영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실제 2000년 이후 GDP갭률이 플러스인 가운데 근원물가 상승률이 2분기 이상 2.5%를 웃돈 '수요주도 고(高)근원물가기'는 카드사태 이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금융위기 회복기, 팬데믹 충격 회복기 등 네 차례 발생했다.

연구진은 향후 국내 근원물가가 수요 압력 확대에 따라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을 넘어서면 물가 상승세가 광범위한 품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상승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훈 기자(ldh1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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