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정부가 서울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용산공원에 주택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서울시와 용산구가 반발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공원 외 개발이 막혀 있던 부지를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어린이공원은 좁은 것 같고 용산공원 전체를 (공급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정원뿐 아니라 공원 본체부지 일부까지 주택용지로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ef99516902608.jpg)
용산공원 전체 면적은 약 300만㎡(90만7000평)다. 이 가운데 현재 개방된 어린이정원은 약 30만㎡(약 9만평)로 전체의 10분의 1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어린이정원에 용적률 300%를 적용하면 전용면적 59~84㎡ 기준 5000~6000가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용적률을 500%로 높이면 약 1만가구, 소형 주택 중심으로 고밀 개발할 경우 최대 2만가구까지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검토 범위를 넓힌 배경에는 '용산 10만호' 구상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용산공원 일부와 주변 반환부지에 10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공약했다.
어린이정원만으로는 10만가구를 채우기 어려운 만큼 본체부지 활용 여부가 핵심으로 떠오른 셈이다.
다만 현행법상 용산공원 본체부지에 곧바로 주택을 지을 수는 없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국이 반환한 용산미군기지의 부지 중 본체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현재 개발이 추진되는 곳도 유엔사·캠프킴·수송부 등 공원 주변 복합시설조성지구에 한정돼 있다.
국회에서는 관련 법 개정이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은 반환이 끝난 부지부터 조성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캠프킴 등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고밀 개발을 위해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통과해 오는 20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다만 해당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본체부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려면 추가적인 법 개정과 계획 변경이 필요하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북한산·북악산·남산·현충원·관악산을 잇는 핵심 녹지축으로 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현재 서울시가 계획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호의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며 녹지를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b8b4b1874d1ee.jpg)
용산구도 지난 15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용산공원은 120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온 서울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국가공원"이라며 정부 구상에 강하게 반대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기존 정비사업을 먼저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자체가 반대하더라도 공공택지 지정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반대할 경우 사업 추진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공공택지지구에 대해서는 법률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토양오염 정화도 변수다. 용산공원 부지는 장기간 미군기지로 사용된 만큼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 법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상당한 절차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 서울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약 300만㎡에 달하는 부지 일부를 활용해 주택 공급과 공원 조성을 병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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