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가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등을 추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검찰의 수사상 권한 남용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검찰미래위가 들여다보는 사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혐의와 관련된 사건은 기존 3건에서 6건으로 늘었다. 현재 재판이 중단된 대통령 형사사건을 행정부 산하 기구가 조사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6월 10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위촉된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6.10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법무부]](https://image.inews24.com/v1/c50b32bfe3a200.jpg)
검찰미래위는 14일 과거 검찰권 행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나 권한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중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12건을 추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부터 5주 동안 학회와 시민단체, 대한변호사협회, 일반 국민 등으로부터 조사 필요 사건을 제안받은 뒤 인권침해 정도와 사회적 파장, 재발 방지 필요성, 피해자 의사 등을 고려해 대상 사건을 추렸다고 했다. 12건 가운데 7건은 국민 제안으로 접수된 사건이다.
추가 대상에는 △경기도 법인카드 관련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 △문재인 정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사건 △백현동 관련 의혹 △성남FC 관련 의혹 등이 포함됐다. △전 대구시 부시장 별건·표적수사 및 진술 회유 의혹 △대유위니아그룹 임금 체불 사건 △전 고검장 출신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 사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급여 관련 전주지검 수사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은폐 의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 위증교사 관련 사건도 조사한다.
이번 추가 선정으로 이 대통령이 직접 기소된 사건을 검찰미래위가 조사하는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앞서 검찰미래위는 지난 6월 출범과 동시에 쌍방울 대북송금, 대장동, 위례신도시 사건 등을 1차 조사 대상으로 정했다. 여기에 이번에 백현동, 성남FC, 경기도 법인카드 사건이 추가됐다. 조사 대상 사건을 기준으로 이 대통령이 직접 피고인인 사건은 모두 6건이다. 김용 전 부원장 사건처럼 이 대통령 측근과 관련된 사건까지 합치면 정치적으로 이 대통령과 연결되는 조사 대상은 더 많다.
백현동과 성남FC 사건은 대장동·위례 사건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에서 병합 심리돼 온 사건이다. 성남FC 사건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기업들로부터 성남FC 후원금을 받는 대가로 인허가상 편의를 제공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다. 백현동 사건은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개발 과정에서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 등이 핵심이다. 경기도 법인카드 사건은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재임 때 법인카드와 관용차량 등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다. 이들 재판은 이 대통령 취임 후 헌법 84조를 이유로 재판부가 기일을 잡지 않으면서 중단된 상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6월 10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위촉된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6.10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법무부]](https://image.inews24.com/v1/127e0c43974cb5.jpg)
검찰미래위는 지난 6월 10일 검찰의 인권침해와 검찰권 남용 의혹을 규명한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인 장주영 위원장을 포함해 변호사·교수·시민단체 관계자 등 외부위원 7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가 조사 대상과 방향을 정하면 대검찰청에 설치된 진상조사단이 수사·공판 기록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구조다.
검찰미래위 출범 당시 법무부는 "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사건을 선정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발 방지와 피해 회복 조치를 권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상조사단이 현직 검사들로 구성되고 재판 중인 사건의 수사·공판 기록까지 확보하려 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조사 권한과 법적 근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현직 검사들은 법무부 훈령과 대검 지침만으로 재판 기록 접근 권한을 넓힐 수 없고, 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건 관계자를 별도의 행정기구가 조사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진상조사단은 지난달 김용 전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사건 재판 기록을 열람·등사하게 해 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지만 불허됐다. 조사단은 이후 설치 근거와 조사 필요성 등을 보강해 다시 열람·등사를 신청했다.
이번 추가 선정에서는 사건명 자체가 검찰의 위법·부당 행위를 이미 전제로 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예상된다. 법무부가 공개한 공식 명칭에는 '별건·표적수사 및 진술 회유', '뇌물조작', '부당하게 이루어진 압수수색', '수사과정에서의 은폐' 같은 표현이 들어갔다. 아직 진상조사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검찰권 남용이 있었다는 결론을 사건명에 미리 담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각 사건을 선정한 구체적인 이유나 조사 범위, 어떤 검찰권 행사를 문제 삼는지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경우 검찰의 수사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가 향후 재판 재개 때 공소 유지와 증거의 신빙성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홍승욱·김유철·신봉수 전 수원지검장과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4명은 지난달 두 차례 걸쳐 공동성명과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 독립과 재판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재직 당시 대북송금·대장동 등 검찰미래위 조사 대상 사건의 수사·기소를 지휘했던 인사들이다.
장주영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 인권 보호와 정당한 검찰권 행사의 관점에서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며 검찰권 행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잘못을 바로잡고 재발 방지책과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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