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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악몽 재현되나⋯ETF 신탁 검사에 은행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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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신탁 94% 단기매매인데 선취 수수료 92%
금감원, 상품설명·투자자 적합성 등 집중 점검
제재 시 WM 중심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 제동 우려

[아이뉴스24 도수화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은행권의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판매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산관리(WM)를 중심으로 비이자이익 확대에 공을 들여온 은행권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검사 결과에 따라 ETF 신탁 판매 규제가 강화될 경우 단순히 특정 상품의 영업 위축을 넘어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신한·하나·SC제일은행의 ETF 신탁 판매 실태를 순차적으로 점검한다. 지난달 말 소비자경보를 발령한지 10여일 만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주요 은행 부행장들 소집해 ETF와 지수연동예금(ELD)의 상품 선정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전경. [사진=각사]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전경. [사진=각사]

금감원이 은행들의 ETF 신탁 판매 실태 점검에 나선 이유는 특정 수수료 부과 방식 편중과 단기매매 행태 등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판매되는 ETF는 증권사의 직접 거래와 차이가 있다. 투자자가 은행과 특정금전신탁 계약을 맺고 운용 대상과 방법을 지정하면 은행이 신탁재산으로 ETF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매매와 가격지정이 제한적이다. 이 과정에서 신탁수수료와 중도해지수수료도 발생한다.

문제는 전체 거래 대부분이 단기 매도됐음에도 수수료는 단기 투자 시 불리한 선취 수수료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선취 수수료는 가입 시 약 1%를 한 번에 떼는 구조라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일할 계산하는 후취 수수료(연 1% 내외)보다 불리하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6개 주요 은행의 ETF 판매 실태를 점검한 결과 판매 규모는 총 64조원, 거래 건수는 103만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ETF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에 그쳤다.

특히 전체 거래의 94.6%는 6개월 미만의 단기 거래였지만 실제 판매된 상품의 91.7%는 가입 시 수수료를 한 번에 내는 선취 수수료 방식이 선택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투자자가 투자기간에 맞는 최적의 수수료 체계를 선택했다고 가정할 경우 은행이 거둘 신탁수수료는 545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은행이 받은 수수료는 3948억원으로 7배가 넘었다.

낮은 목표수익률 설정 역시 수수료 부담을 키우고 있다. 목표수익률이 낮을수록 매매가 잦아져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데 목표수익률을 5% 이하로 설정한 계좌가 5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이번 검사에서 불완전판매 정황이 확인될 경우 제2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처럼 WM 영업이 다시 위축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검사는 ETF 신탁 상품 설명과 투자자 적합성 확인 등 판매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들여다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투자 손실 자체가 핵심 쟁점이었던 홍콩 ELS와는 본질적 차이가 있지만 검사 결과 불완전판매가 드러나면 제재가 불가피한 만큼 비이자이익 확보를 위해 ETF 신탁 영업을 확대해온 은행들의 WM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판매되는 ETF 신탁은 투자자가 스스로 매매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 보니 특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매도되는 '목표지정형' 상품 비중이 높다"며 "최근 증시 상승세로 목표 수익률에 빨리 도달해 조기 해지와 재가입이 반복되면서 선취 수수료, 단기 거래 비중이 높게 집계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수수료 수익 구조가 영업점의 상품 판매 방향을 좌우했다는 시각이 있는 만큼 향후 성과지표(KPI) 기준을 어떻게 재설정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do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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