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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적자' 마주한 쿠팡…위기관리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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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세무·재해 3중악재 과제…수습 및 수익성 회복 관건
활성고객 2470만명 회복…본업 경쟁력 견조한 성장 유지
인천물류센터 화재비용 3분기 반영…하반기 재무부담 가중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쿠팡의 올해 2분기 실적에 지난해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6000억원대 과징금이 반영되면서 상장 이후 최대 수준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계획된 적자'를 감내하며 성장해 왔던 쿠팡이 이제는 외부 변수로 발생한 '예기치 않은 적자'를 마주하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과제가 단순한 성장 지속이 아니라 위기 관리와 수익성 회복 능력을 증명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5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88억5600만달러(약 13조300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억5600만달러(약 8350억원), 당기순손실은 5억7000만달러(약 8560억원)를 기록했다.

이로써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18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규모에 육박한다.

실적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다. 쿠팡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약 4억1000만달러 규모의 과징금을 이번 분기 판매관리비에 반영했다. 개보위는 지난 6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문제는 손실 규모 자체보다 그 성격이다. 쿠팡은 2023년 첫 연간 흑자 달성 이후에도 물류 인프라 확대와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며 수익성을 일부 희생해왔다. 하지만 이번 손실은 예기치 못한 사고와 리스크 비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영진 입장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변수다.

시장에서는 올해 쿠팡의 연간 적자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반기에도 비용 부담 요인이 남아 있어서다. 지난달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 관련 손실 비용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여기에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관련 추가 납부 세액으로 가산세와 이자를 포함해 약 2억800만달러(약 3000억원)를 요구받은 상태다. 쿠팡은 이에 불복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 [사진=연합뉴스]

물론 일부 비용은 향후 환입 가능성도 존재한다. 개인정보 과징금과 세금 부과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비용이 줄어들거나 되돌려 받을 수 있고 화재 피해 역시 보험금 수령 여부에 따라 손실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다만 이는 2~3년 뒤에야 반영될 수 있는 사안이다. 당장 투자 여력과 재무 부담에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쿠팡은 현재 로켓배송 물류망 확대와 대만 사업, 쿠팡이츠, 파페치 등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속도 조절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본업 경쟁력만 놓고 보면 흔들림은 크지 않다. 주력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 8% 성장했고 활성 고객 수는 2470만명으로 1년 전보다 3% 증가했다. 성장사업 부문 매출도 20% 늘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사고 이후 고객 이탈 여파를 극복하고 주요 지표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와우 멤버십 회원 수 역시 사고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쿠팡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쿠팡의 회복력에 쏠린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빠져나갔던 수요가 다시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경쟁 환경은 이전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커머스 성장세를 끌어올리면서 양사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평가다.

절대 규모는 여전히 쿠팡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시장이 쿠팡에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성장만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대형 악재를 얼마나 빠르게 수습하고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쿠팡의 성장 스토리보다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첫 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규제·세무·재해 리스크라는 삼중 부담을 견디며 투자 기조를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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