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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78년간 가보지 않은 길...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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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수사권, 78년만에 완전 폐지
제정 검찰청법 취지도 '검·경 수사권 조정'
대한민국 형사사법 재편, 與 '속도전' 매몰 우려
국민 생명·재산 보호 공백 없게 후속 전념해야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재석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어 전광판에 보여지고 있다.민주당 당론으로 추진된 개정안에는 곽상언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이소영 의원은 기권했다. 개혁신당에서도 이주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2026.7.31 [사진=연합뉴스]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재석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어 전광판에 보여지고 있다.민주당 당론으로 추진된 개정안에는 곽상언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이소영 의원은 기권했다. 개혁신당에서도 이주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2026.7.31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검찰개혁의 본질이 '국가 수사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라면 그 시작은 1948년 12월 20일에 제정된 검찰청법이다. 해방 후 대한민국 검찰청법은 1948년 8월3일 미 군정장관이었던 '윌리엄 프리시 딘(William Frishe Dean)' 소장 명의로 공포된 것이 시초다. 치안유지 외 공안·정보·사찰 등 일제치하에서 영역을 파괴하고 광범위하게 확대됐던 사법경찰권을 치안유지로만 제한해 범죄수사지휘의 감독권을 검찰로 넘긴다는 것이 요체였다.

그 핵심은 대검찰청의 중앙수사국이었다. 범죄수사를 위한 일종의 컨트롤타워로, 그 성격은 미국의 연방수사국 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을 본 뜬 것이었다. 법무부가 내세운 중앙수사국의 설치 명분은 인권보호였다.

1948년 10월 7일 제헌국회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이인 초대 법무부장관은 "검찰청을 강화하여 이에 중앙수사국을 두어 미국의 연방수사국 같은 기능을 발휘케하고저 종래의 제도를 일절쇄신하려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중대한 사건은 이곳에서 직접 적발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이 "일절쇄신하겠다"고 강조한 '종래의 제도'는 사법경찰관 중심의 수사체계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해방 직후 국가 수사권력은 친일파 시절 순사가 상당수 부활해 있던 경찰 중심이었다. 인권보호 강화와 함께 경찰에게 집중돼 있던 수사권을 검찰로 분산해 국가 수사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려 시도했던 것이 국가 수사권력에 대한 개혁의 뿌리였다. 중앙수사국이 실제 설치된 것은 1961년이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기도 했으나 그때의 국회는 전쟁 중에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

2026년 7월 31일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했다. 일부 개정안이라고는 하나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것이 핵심이고 보면, 수사권력 체계는 물론 형사사법시스템의 근본을 뿌리째 바꾼 것이다. 대한민국과 국민은 이제 78년 동안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 민주당은 '검찰개혁 완수'를 목표로 무서울 정도로 속도를 냈다. 집권 석달만에 검찰청을 없애는 법을 통과시키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을 만들었다. 검사의 수사권을 없애는 형사소송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소위에 올린지 한달도 안 돼 국회를 통과시켰다. 충분한 숙의가 있었다고는 못하겠다.

민주주의·법치국가에서 이미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뒤집을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 검찰청 폐지를 이제 두달 앞 둔 상황에서 수사와 관련된 수많은 법령과 규칙들을 어떻게 정비할지는 의문이다. 같은 시기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까지 겹쳐 더 걱정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에 대한 실효성 담보는 고사하고 현재 전국 검찰청에 적체된 사건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중수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기관간 수사 충돌 문제에는 어떤 대안이 있는지, 누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나. 지금 돌아가고 있는 특검은 개정법에 맞는 운용인가. '선관위 특검' 도입이 눈 앞인데 파견검사들의 수사권 문제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을 위한 최소의 안전판으로 검사에게 제한적이나마 보완수사권을 남겨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절반 이상이라는 사실은 그동안의 여론 조사를 보더라도 확인된 바다. 강력범죄인 '장윤기 사건' 때문만이 아니다.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아직 때가 안 되었다"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비리 사건 수사나, 이미 재판을 받고 있지만 '보좌진 갑질' 혐의를 모두 '혐의 없음', '불송치'로 처리한 강선우 무소속 의원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를 국민은 묻고 있다. 검사의 수사권을 없앤 오늘 민주당이 성과를 자축하기 전에 답해야 할 문제다. 경찰도 자유로울 수 없다. 쇄신 기구만 만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청와대는 이날 "국회의 입법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국민 인권 보호 수준을 높임으로써 형사사법 시스템이 국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도록, 국민께서 삶 속에서 그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19일 G7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국회가 하자는 대로 하겠다. 권한을 줬으니 책임도 (국회가)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말이 국회에게만 책임이 있다는 말로 들리지는 않는다.

국가 수사권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다루는 엄중한 문제다. 새 형사사법 체계가 출범한 뒤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피해자가 다시 수사기관의 문턱을 전전하게 된다면 그 책임은 어느 누구의 것만이 아니다. 진정한 검찰개혁의 성공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국가 수사권력의 재탄생이다. 검찰개혁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제도가 국민에게 또 다른 고통이 되지 않도록, 이 대통령과 국회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더 이상 "문제가 있으면 또 바꾸면 된다"는 식은 안 된다. 문제가 생기면 국민이 다친다. 78년간 가보지 않은 길로 국민을 인도하려면 그만큼의 책임도 감당해야 한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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