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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슬린 레이튼 "AI 시대, 망사용료 제도화 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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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망 트래픽 증가 전망…비용 분담 논의 필요
"망사용료, 콘텐츠 시장 성장 저해 근거 확인 안 돼"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통신사(ISP)의 망 구축 비용을 분담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적절한 비용 회수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통신사의 네트워크망 투자에 대한 여건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로슬린 레이튼(Roslyn Layton) 스트랜드 컨설트 수석부사장 프로필.
로슬린 레이튼(Roslyn Layton) 스트랜드 컨설트 수석부사장 프로필.

로슬린 레이튼(Roslyn Layton) 스트랜드 컨설트 수석부사장은 31일 아이뉴스24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AI 확산은 결국 초고속 인터넷망의 트래픽 규모를 한층 더 증가시키게 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정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망 투자 확대를 위한 환경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트래픽 증가가 이미 예견된 상황에서 한국 국회가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시의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22대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향해 망사용료 제도화에 대한 논의를 제안한 셈이다.

레이튼 수석은 통신·인터넷 정책 분야 전문가다. 현재 스트랜드 컨설트 수석부사장과 미국 혁신 재단(Foundation for American Innovation) 비상주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과정에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트래픽 유발 빅테크, 국적 관계없이 망 구축 기여해야"

레이튼 수석은 AI와 광고 기술 확산이 이용자가 직접 요청하지 않은 트래픽까지 증가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플랫폼 기업들은 해마다 막대한 양의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거의 4분의 1은 이용자를 추적하는 광고와 AD 테크(광고 기술)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이용자가 명시적으로 요청해서 발생하는 트래픽이라기보다 AI를 비롯한 기술 발전으로 늘어나는 트래픽"이라고 설명하며 "ISP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망을 확장해야 한다. 따라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트래픽 전송 주체(빅테크 기업)를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것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신사가 대규모 트래픽을 보내는 플랫폼과 비용 분담을 협의하는 것은 다른 사회기반시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일반적인 원칙'이라고 했다.

레이튼 수석은 "공항과 금융시장, 전력망 등 모든 인프라에도 많은 용량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가 있다"며 "한국으로 가장 많은 트래픽을 보내는 기업이 한국·미국·중국 기업인지와 관계없이 망 구축에 기여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이익·시장 경쟁 저해?⋯사실과 달라"

레이튼 수석은 "한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 CP들과 ISP 사이에 망사용료 지불이 이뤄져 왔다"면서도 "다만 특정 해외 거대 플랫폼 기업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일부 단체 등이 '망사용료가 소비자 구생과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며 한국의 입법 과정을 무력화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CP가 통신사와 관련 계약을 맺고 비용을 부담하는 것과 달리, 최대 트래픽 발생 사업자인 구글은 별도의 망 이용대가를 국내 ISP에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구글은 과거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에게 한국의 망사용료 제도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레이튼 수석은 "특정 주장처럼, 망사용료가 소비자와 경쟁에 실제로 해를 끼친다면 사용료 지불이 이뤄지고 있는 한국에서 그에 대한 증거가 관찰돼야만 한다. 그러나 콘텐츠 시장은 통신 부문보다 몇 배 큰 규모로 성장했다.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요금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이튼 수석은 최근 공동 집필한 논문 '한국에서의 20년간 망 사용료: 초고속인터넷 및 콘텐츠 산업에 미친 영향'을 통해 국내 망사용료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바 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협력 사례도 망 비용 분담이 콘텐츠 사업자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협력한 이후에도 한국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넷플릭스의 고객 유치 비용이 낮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구글 망 무임승차 심각…시장지배력 이용"

구글이 국내 통신사와 망 이용대가 협상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레이튼 수석은 "구글은 한국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최대 트래픽 유발 사업자"라며 "망사용료를 내지 않으면서 다른 이용자들이 구글의 광고 트래픽과 추적 도구에 필요한 망 비용을 대신 부담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글도 ISP와 수익성 있는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지만 구글의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트래픽 비용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며 "ISP가 비용 지불을 위해 구글 트래픽을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플랫폼이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네트워크 사용량만 늘리는 구조가 이어지면 망 투자 재원이 줄거나 이용자 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레이튼 수석은 "플랫폼들은 데이터가 무상으로 전송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이나 국제법에 그러한 권리는 규정돼 있지 않다.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정상적인 비용 협상까지 무력화하는 것은 시장의 결과가 아니라 시장 실패 그 자체"라고 꼬집었다

이어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는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브라질과 인도, 베트남 등 여러 국가에서 논의되는 글로벌 문제"라며 "AI 시대에 안정적인 네트워크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규모 트래픽 유발 사업자의 합리적인 비용 분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로슬린 레이튼 스트랜드 컨설트 수석부사장은? 로슬린 레이튼 수석은 통신·인터넷 정책과 디지털 경제 분야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현재 글로벌 통신 컨설팅 기업 스트랜드 컨설트의 수석부사장과 미국 혁신 재단 비상주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과정에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최근에는 한국의 망 이용대가 제도가 초고속인터넷과 콘텐츠 산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공동 집필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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