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a2301261ada02.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여당이 주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입법이 막바지 수순이다. 전날(28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단독 통과시킨 범여권은 이날 법사위 의결을 통해 본회의 상정을 위한 절차에 속도를 냈다.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경찰이 사실상 수사권을 독점하게 되는 구조와 피해자 권리 침해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지만, 범여권의 의석 우위를 넘어설 뚜렷한 저지 수단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범여권이 주도한 법사위는 전날 법안1소위에 이어 29일 전체회의에서도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따른 '피해자 권리 침해' 등 야권의 우려를 뒤로한 채 법안 처리를 단독으로 완료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전체회의 처리에 앞서 쟁점 법안을 최장 90일간 심사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안건조정위에서도 범여권이 의결 정족수를 확보하면서 야당의 지연 전략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서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 3명과 국민의힘 의원 2명, 비교섭단체 몫 조국혁신당 의원 1명으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했다. 안건조정위는 구성 직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국회법상 안건조정위는 여야 동수인 6명으로 구성되지만,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인 4명이 찬성하면 법안을 의결하고 활동을 종료할 수 있다. 민주당이 비교섭단체 몫을 혁신당에 배정하면서 범여권이 의결 정족수인 4명을 확보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법사위 소위에 이어 전체회의 단계에서도 제동 시도가 별 소득없이 끝나면서 대응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 놓였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사법질서를 파괴하는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박탈, 이 모두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사실상의 내란 행위"라며 "이재명 한 사람과 민주당의 권력 의지를 위해 대한민국을 통째로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형소법 개정안이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뒤 법사위 전체회의 속개되기 전 법사위 회의장 찾아 항의하기도 했다.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범죄인을 지키는 법을 위해 민주당이 왜 저렇게 폭주하느냐. 오로지 강성지지층과 개딸들 뜻에 반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어떻게 한낱 개딸보다 못하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대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내일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방해)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첫 주자로는 당 최다선(6선) 중 한 명인 주호영 의원이 거론된다. 다만 필리버스터 역시 범여권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의석을 바탕으로 종결 동의안을 처리할 경우 시작 24시간 뒤 종료할 수 있어 법안 처리를 근본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지도부는 장외투쟁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우선은 원내 대응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ebd4b2de2ceb6.jpg)
이런 가운데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별도의 토론회를 열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여론전에 가세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완수사 금지, 기어이 범죄자의 편에 설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강동범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김한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회에는 당대표를 역임한 김기현 의원과 함께 김성원·진종오·김건·유용원·정연욱·정성국·고동진·박정하·서범수·김예지·배현진·안상훈·송석준 등 친한계 의원들 다수도 자리했다.
한 의원은 토론회에서 "보완수사권은 그동안 검사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였는데, 그 의무가 없어진 것"이라며 "피해자의 권리 측면에서 본다면 보완수사를 받을 권리가 없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장윤기 사건 같은 (증거) 조작 사건이 대단히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일반적인 사기 사건과 같은 게 계속 보완수사요구를 주고받고 하면서 핑퐁 지옥에 빠져 끝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보완책으로 제시한 '7대 사회적 약자 범죄 전건송치'에 대해서도 "현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대충 던져 놓은 것"이라며 "사악하고 무능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경찰 긴급체포에 대한 검사 승인을 '통보'로 바꾸는 조항을 넣었다가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라는 공소기각 사유도 추가했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이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 취소를 노리고 야당이 법안 논의에 불참한 사이 관련 조항을 슬쩍 끼워넣은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논의도 안 됐던 것을 마지막 날 슬쩍 끼워 놓고 사기 치느냐"라며 "정치를 이따위로 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한 의원은 내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가 실시되면 반대 토론자로 나설 계획으로, 국회의장실에도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무소속 의원의 발언 기회는 교섭단체와 의장 간 협의로 정해지기 때문에 실제 한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여기에 한 의원의 보수 진영 내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당 지도부가 자당 의원들의 발언 기회를 포기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예상이다.
한 의원은 이날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될 시 대안이 있나'라는 물음에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절실하게 막아야 할 법"이라며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보수 야권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범여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이 대통령에게 법률안 재의요구권 행사를 압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역시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야권의 향후 대응은 여당 지지율 하락을 목표로 한 여론전에 무게가 실릴 거란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토론회에서 "필리버스터가 법안 처리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민의 상당수가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제도권 정치가 수용하려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필리버스터는 필요하다"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e87526d774fe4.jpg)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