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고대 한국 사회에서 근친혼과 족내혼 풍습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국시대 사회의 매장 풍습과 사회 구조를 밝힐 생물고고학 연구 결과가 9일 ‘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논문명: Ancient genomes reveal an extensive kinship network and endogamy in a Three-Kingdoms period society in Korea)는 경산시 임당동-조영동 고총군의 44개 무덤의 무덤 주인들과 순장자 78명의 고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고대 한국 지역사회의 친족 네트워크를 복원했다.
서울대 정충원 교수 연구팀, 영남대 박물관 김대욱 학예연구원, 세종대 역사학과 우은진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고고유전학 연구소와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순장묘를 묘사하는 사각형과 해당 묘의 무덤 주인은 점선으로 연결돼 있다. 사촌 간 근친혼으로 태어난 여성(*)은 발굴 보고서상 신분 미상이나 무덤 주인으로 추정된다. 회색 인물들은 해당 연구에서는 발견되지 못했는데 친족 관계를 기반으로 유추가능한 인물들을 표시한 것이다. [사진=서울대]](https://image.inews24.com/v1/17adaa29517981.jpg)
임당-조영 고분군은 4~6세기에 걸쳐 약 100년 동안 조성된 고분군이다. 여러 무덤과 함께 인신 공양 관습을 증명할 다양한 증거가 발견됐다.
부모가 매우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5명의 개체를 찾아냈다. 이는 무덤 주인과 인신 공양 대상 모두에게 근친혼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 결과 1차, 2차, 3차 친족 이상 거리의 친척이 각각 11쌍, 23쌍, 20쌍 발견됐다. 임당-조영 고분군의 주인공들이 이뤘던 사회가 조밀한 친족 네트워크를 구성했음을 확인시켜주는 발견이다.
‘n차 친족(n-th degree relative)’이란 공통 조상을 통해 공유하는 DNA의 비율에 따라 나뉘는 촌수를 말한다. 1촌은 유전자를 약 50% 공유(부모, 자녀, 형제자매)한다. 2촌은 25%(조부모-손주, 조카-삼촌-고모-이모 등), 3촌은 12.5%(사촌, 증조부모-증손주 등)를 공유하는 친척을 의미한다.
정충원 교수는 “고총군에 묻힌 고대 한국인들이 근친혼과 족내혼의 결혼 풍습을 지녔으며 가족 단위의 순장을 행했음을 최초로 실증했다”며 “이를 통해 유럽과 구분되는 친족 패턴의 새로운 예시를 발견하고 삼국시대 지역 사회의 고고학적 이해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과 관련해 이상희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UC리버사이드) 인류학과 교수는 “분석 결과는 당시의 촘촘한 사회 구조를 보여준다”며 “주피장자들은 주피장자끼리, 순장자들은 순장자끼리 가까운 친척 관계인 경우가 많았고 부모 세대 역시 근친혼을 한 흔적이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의 방대한 발굴 성과 중 작은 일부를 분석한 첫걸음인데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유전체 분석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지원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는 “한반도 산성 토양의 DNA 보존 한계로 172개체 중 78개체만 분석에 성공했고(약 45%), 임당-조영이 신라 전체나 삼국시대 한국을 대표할 수는 없다는 한계는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우은진 세종대 역사학과 교수는 “임당과 조영동 고분군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의 유적에서 출토된 인골 자료를 지속해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 주변 지역에도 확장 적용될 수 있는지 검증해 나갈 계획이며 집단의 이동성, 건강과 질병, 사회생물학적 정체성이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해 장례 문화에 반영되었는지를 함께 밝히는 글로벌 융합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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