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이 산단별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산에 이어 여수도 최종안을 제출하며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울산은 기업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여천NCC와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롯데케미칼은 지난 20일 나프타분해설비(NCC) 구조개편 최종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최종안은 롯데케미칼이 여수 NCC 공장 일부를 물적분할한 뒤 분할 신설법인을 여천NCC와 합병하는 것이 골자다. 이후 여천NCC를 존속법인으로 두고,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각각 자사 여수 다운스트림 공장 일부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다. 구조개편이 마무리되면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여천NCC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갖게 된다.
대산은 이미 구조개편 선두에 섰다. 대산산단은 지난해 12월 최종안을 정부에 제출했고, 산업부는 올해 2월 이를 석유화학 구조개편 1호 프로젝트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국내 3대 석유화학 거점 가운데 대산과 여수는 재편 윤곽이 사실상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울산은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에쓰오일 18만t, SK지오센트릭 66만t, 대한유화 90만t 규모의 NCC 생산체제가 구축돼 있는데, 감산 규모와 설비 통폐합 범위를 놓고 기업별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다. 올해 6월 기계적 완공을 앞둔 신규 설비를 감축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샤힌 프로젝트를 감축 계획에 반영하면 투자 회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제외하면 구조개편의 실질적인 공급 조정 효과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울산 구조개편의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정부도 울산의 조속한 결론을 압박하고 있다. 울산 재편이 늦어질 경우 전체 공급 조정과 산업 경쟁력 제고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수에서도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의 항해가 시작됐다”며 “울산까지 구조개편이 이어질 때 비로소 우리 석유화학 산업 전체가 다시 설 수 있다. 이제 울산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울산도 이번 주 안에 최종안을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부가 1분기 내 제출을 사실상 시한으로 제시한 만큼 추가 지연은 정부와 업계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울산은 주요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세부 조율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큰 방향은 어느 정도 잡혀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일정이 있는 만큼 막판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최종안이 제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