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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1% 보유세' 부담에 강남 급매 '쑥'⋯"해외는 세율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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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반포 등 수십억까지 가격 조정⋯세금 변수에 집값 향방 촉각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세금 변수가 서울 강남 아파트 시장을 흔들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 매물(다주택자의 급매물)'이 시장에 출회하면서 일부 초고가 단지에서는 한 달 사이 수십억원 가까이 가격이 낮아진 거래도 등장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시세의 1% 보유세 부담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강남 집값이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 흐름이 한강 벨트(마포·성동·동작) 등 서울 주요 지역으로 확산할지, 아니면 단기 조정에 그칠지 여부가 향후 두 달 동안 쏟아질 매물의 소화 속도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전용 84㎡)은 지난해 6월 72억원에서 지난 1월 60억8천만원으로 약 11억원 하락한 매물이 나와있다. 사진은 역삼역 인근 신축 아파트. [사진=김민지 기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전용 84㎡)은 지난해 6월 72억원에서 지난 1월 60억8천만원으로 약 11억원 하락한 매물이 나와있다. 사진은 역삼역 인근 신축 아파트. [사진=김민지 기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동향(3월 5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곡선을 그렸다. 시장에서는 그간 쌓였던 급매물이 실제 거래로 체결되기 시작하면서 강남권의 가격 조정 흐름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까지 겨냥한 추가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매수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지표상으로는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이 0.09%를 기록하며 5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보이지만, 시장 내부의 온도를 보여주는 '수급 지표'는 이미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6주 연속 하락하며 3월 2일 기준 99.6까지 내려앉았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55주 만이다. 시장이 사실상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 구조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가파르던 가격 상승세 역시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지난 2월 서울 강남 4구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0.72%에 그치며 전월(0.96%) 대비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 1월 1.41%에 달했던 상승률이 한 달 만에 0.59%로 반토막 났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금리 부담이 여전한 상태에서 세제 변화라는 대외 변수가 더해지자 매수자들이 관망세에 들어선 상황" 이라며 "5월 유예 종료 전까지는 가격 변동성이 크겠지만, 이후 매물이 다시 잠길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은 냉정한 지켜보기가 필요한 시점" 이라고 말했다.

압구정 128억→110억… 강남 핵심 단지서 잇따르는 가격 조정

현장에서 나와있는 강남권 '급매물'의 실거래가는 체감상 놀랍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전용 183㎡)는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불과 한 달 뒤인 지난 1월 11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현재 일부 매도 호가는 90억원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전용 84㎡) 역시 지난해 6월 72억원에서 지난 1월 60억8000만원으로 약 11억원 하락했다.

재건축 상징인 대치동 은마(전용 76㎡)도 지난해 11월 38억원에서 최근 36억원대 실거래가 나온 뒤 현재 호가는 33억원대까지 낮아졌다.

서초구 반포동의 공인중개사 A씨는 "최근 들어 매수 문의보다 시기를 놓치면 양도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에 가격을 낮춰서라도 빨리 팔아달라는 매도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고가 아파트는 거래금액이 큰 만큼 금리 부담과 세금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어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질 경우 매수자는 관망에 들어가고, 반대로 보유 부담을 느끼는 매도자는 급하게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최근 강남권에서 나타나는 가격 조정의 배경을 수요 위축과 기대 수익률 하락에서 찾는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개포·대치·역삼 등 강남 핵심 지역과 서초·잠원 일대에서 급매 출현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재건축 기대 단지나 고가 아파트일수록 가격 조정폭이 8~15% 수준으로 크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정해진 기간 안에 매각해야 하는 매물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매물의 호가가 낮아지며 시장 전체의 가격 조정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 들고 있으면 매년 1억?"…보유세 논의에 시장 촉각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보유세 부담 확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시세 대비 약 1% 수준의 보유세'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싱가포르 방문 중 현지 주택 정책을 언급하며 "돈이 안 되면 집을 사 모으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기가 어려운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1% 보유세라면 100억원 시세의 아파트에 매년 1억원 안팎의 보유세를 부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집값 상승 기대가 강했던 시기에는 세금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버티기' 전략이 가능했지만, 최근처럼 가격 상승 기대가 약해진 상황에서 막대한 세금마저 부과받게 되는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집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버거울 수밖에 없게 된다.

해외 주요 도시의 세제 구조를 보면 이러한 방향은 낯선 정책은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도시인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의 경우 보유세 실효세율이 대체로 1~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계산으로 시가 60억원 수준의 주택을 보유하면 매년 약 6000만원의 세금을 부담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주택을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단보다는 실거주 중심 자산으로 보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싱가포르 역시 보유 목적에 따라 세금을 크게 차등하는 '보유세 차등제'를 운영한다. 예를 들어 시가 20억원 수준의 주택을 기준으로 보면 실거주용 보유세는 223만원 수준이지만, 이를 임대용 등 비거주 목적으로 보유할 경우 세금은 약 990만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난다.

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을 부과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싱가포르는 높은 소득 수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부동산 투기로 고통받지 않는 '주거 안심 국가'로 꼽힌다.

결국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방향은 앞으로 두 달 동안 쏟아질 절세 매물이 얼마나 빠르게 소화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이 집중적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단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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