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 감사원장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0e728468ad6b2.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감사원이 구성한 '감사 혁신 TF(태스크포스)'의 적절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해당 TF는 감사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정부 당시 '관저 이전공사 감사' 등을 포함해 그간 진행됐던 감사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쇄신하기 위해 지난 9월 출범시킨 것이다. 감사원 내부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와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 사이 TF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 때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서해 공무원 감사', '통계 조작 감사' 등을 진행한 것을 '정치 표적 감사'라고 규정하면서 감사원의 TF 활동을 옹호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에서 최근에 운영 쇄신 TF 꾸려서 감사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데, 늦었지만 참 잘하는 일"이라며 "이제라도 감사원이 윤석열 정권에서 자행됐던 정치적 표적감사 의혹을 스스로 자성하고 재점검하는 것이 국민 신뢰를 위해서 매우 바람직하고, 헌법기관으로서 위상을 되찾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말기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임명돼 윤석열 정부 초반 임기를 수행하던 중 감사원 감사를 받은 전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을 향해 "저에 대한 권익위원장 감사와 관련해 감사위에서 13개 혐의를 모두 무혐의·불문 처리했고, 검찰에서도 완전한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며 사과할 의사가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친여 성향인 최혁진 무소속 의원도 "멀쩡한 공직자들을 형사 범죄자로 몰고 부동산·고용·통계까지 조작이라고 몰았다"며 "2명에 대해 수사까지 요청했는데, 감사원의 강압 수사와 허위 진술 강요, 검찰 조작 수사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누가 주도했고 어떤 직원들이 개입됐는지 철저히 밝혀내 사법적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cc65a6edda046.jpg)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TF 활동 자체가 전 정부 감사 뒤집기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동욱 의원은 최 원장 등을 향해 "운영 쇄신 TF를 어떤 근거로 만든 것이냐"며 "최 감사원장이 본인 스스로 했던 감사를 뒤집겠다는 취지로 쇄신TF를 만들어놓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정부 감사에 대해 다시 감사하는 것은 감사원의 신뢰와 정통성을 정면으로,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 역시 "국가 통계 조작,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결정,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은폐·왜곡,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비리,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 감시초소 철수 부실 검증, 사드 정식 배치의 고의 지연 등의 감사는 이미 끝났다"며 "감사원이 이에 대해 다시 뒤집으려는 시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원장은 TF 설치에 대해 "특별반 운영은 직제 규칙상 근거가 있다"며 "감사 과정의 의혹을 점검하는 것일 뿐 결과를 뒤집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이전 부실감사 의혹과 관련해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직무가 정지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정상우 사무총장도 TF 설치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감사위원회 결정은 존중하되 감사원 사무처의 안건 검토내용이 적정했는지, 증거 조작이 있었는지 등을 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다 감사위원으로 영전한 유병호 감사위원은 TF에 대해 "확실히 법적으로 구성 근거·절차·활동·내용 전부 위법"이라고 앞선 두 인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유 감사위원은 이날 본인을 향해 사퇴를 압박하는 여당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감사원 국감은 전날 대법원 현장검증과 관련한 여야 공방으로 파행이 거듭됐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오전 감사에서 "일부 국민의힘 위원들이 전날 여당 의원들이 '대법관들의 재판기록과 PC를 보려 다녔다'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추미애 위원장에게 국민의힘의 국감 방해 행위 관련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하자, 추 위원장은 국감 중지를 선언하고 범여권 의원끼리 대책회의를 연 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감사가 1시간 뒤 속개됐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과 요구를 거부했고, 이에 추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여야 대립이 이어졌다. 오후 국감에서도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추 위원장에게 '뭐가 그렇게 꿇리세요'라고 하자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나서 조롱성 발언을 했다며 "절대로 곽규택이 같은 인간은 발언 기회를 주면 안 된다"고 했고, 여야 간 고성이 재발하며 감사가 또 한 차례 중단됐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