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지지부진하던 교촌에프앤비 전통주 사업에 간만에 희소식이 들렸다. 올해 선보인 막걸리 신제품이 정부 주관 전통주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됐다.
교촌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제품 인지도를 바탕으로, 전통주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 발효공방1991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별헤는밤'. [사진=교촌에프앤비]](https://image.inews24.com/v1/b630845f49b318.jpg)
16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교촌 손자회사 발효공방1991의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별헤는밤'이 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 공식 만찬주로 선정됐다.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다자 협의체다. 올해는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린다. AMM은 APEC 회원 장관급 각료들이 모여 외교 및 통상 분야의 주요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정상회의(AELM) 직전 열려 APEC 현안을 다루고 합의를 도출한다. APEC 내에서 AELM 다음으로 굵직한 행사로 꼽힌다.
발효공방1991이 올해 출시한 은하수 별헤는밤은 350년 전통의 한글 최초 조리서 '음식디미방'에 기록된 떠먹는 막걸리 감향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다. 경북 영양산 최상급 쌀과 자가누룩, 고당발효 기술을 활용해 꿀처럼 달고 향기로운 풍미를 구현했다. 지난 8월에는 국내 유일의 정부 주관 전통주 경연대회인 '2025년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고도탁주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 발효공방1991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별헤는밤'. [사진=교촌에프앤비]](https://image.inews24.com/v1/7362b7bfd99516.jpg)
우리술 품평회 대상 이후 약 두 달 만에 AMM 공식 만찬주 선정 소식까지 들리며, 교촌이 막걸리 사업에 뛰어든 지 약 3년 만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교촌은 지난 2022년 영양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100년 넘게 막걸리를 빚다 폐업한 영양백년양조장을 복원해 농업회사법인 발효공방1991을 설립했다. 감향주를 현대화해 물, 쌀, 누룩 외에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고 만든 은하수 막걸리가 주력 상품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업성이 있다고 보긴 어려운 상태다. 발효공방 1991에서 한 달에 만드는 막걸리는 약 5000병. 1년 동안 약 6만병만 생산한다. 전통 방식을 고수해 사람이 직접 만드는 데다, 양조장 공간도 협소한 탓이다. 발효공방1991의 모회사이자 교촌에프앤비의 자회사인 비에이치앤바이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효공방1991은 2억4595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반등 시점으로 내다봤던 내년을 앞에 두고 잇따라 희소식이 들리며 기대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교촌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민관협력 지역상생협약 사업'에 최종 선정돼 3년간 총 100억원을 지원받게 되면서, 영양시에 내년 준공을 목표로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을 짓고 있다. 준공 후 은하수 막걸리 생산량은 연간 40만병으로, 지난해 2억원 수준인 연매출 규모는 10억원까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본업인 음식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 이태원 '교촌필방', 여의도 '메밀단편' 등 교촌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발효단지 완공 시점에 맞춰 본격적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교촌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라는 세계적 무대에서 은하수 별헤는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식문화로 소개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한국의 맛과 멋을 글로벌 리더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막걸리 시장은 장수 생막걸리로 유명한 서울탁주제조협회가 약 40%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동조합인 탓에 정확한 실적은 알기 어렵지만, 협회 산하 생산 법인 서울장수의 지난해 매출은 429억원이다. 2위 지평주조는 지난해 469억원의 매출을, 3위 국순당은 탁주 부문서 329억원(전체 6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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