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백화점 업계에서는 '날씨가 영업사원'이라는 말이 오르내린다. 주력인 패션 상품이 전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불규칙한 날씨가 자주 나타나면서다. 백화점들은 올 상반기 이상 기후와 경기 침체가 겹치며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외투·니트 등 단가가 높은 패션 상품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으로 소비심리가 꿈틀거리고 있는 데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으로 기대감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 '8월 주요 유통업체 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올랐다. 식품군 매출은 약 10% 감소했으나 명품 등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작년보다 12.4% 늘어난 영향이다.
온라인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기간 부진을 면치 못한 대형마트(-15.6%), 준대규모 점포(-5.9%)와 비교하면 실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소비쿠폰 특수'를 본 편의점(1.1%)보다도 높은 증가율이다.
이는 소비쿠폰 사용처에서는 제외됐으나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생활필수품 위주인 대형마트·편의점과 달리 쇼핑·선물 등 비중이 높은 백화점은 소비심리 영향이 큰 업태로 꼽힌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로 전월(111.4)보다 1.3포인트(p) 떨어졌다. 5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하다 소폭 반락했으나 이 지수는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2차 소비쿠폰에 대한 사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소비심리는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화점 업계가 하반기 실적 반등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가운데, 날씨가 최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7층 남성관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cca81af5e5d343.jpg)
또 지난달 29일부터 유커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백화점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상반기와 다른 흐름 속에서 업계는 성수기에 본격 돌입했다. 돌격대장은 마진율이 높은 가을·겨울 패션 카테고리다. 관건은 날씨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짧은 겨울에 11월까지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성수기를 놓친 기억을 안고 있다.
일단 올해는 날씨가 가을 기온으로 빠르게 전환되며 가을 첫 테이프는 산뜻하게 끊었다. 지난달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패션 부문 매출은 10%대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최대 성수기인 4분기까지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할인행사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2일까지 본점 등 13개 전체 점포에서 가을 세일을 연다. 패션·스포츠 브랜드는 최대 30%,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40%까지 할인한다. 띠어리, 메종키츠네, 준지 등 브랜드에서는 매장 내 QR코드를 활용한 룰렛 프로모션을 통해 5/10/15% 할인권도 준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도 패션 상품 할인 행사와 함께 팝업스토어, 상품권 증정 등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번 가을 정기 세일에는 약 4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해 가을·겨울(F/W) 시즌 신상품을 최대 50% 할인한 가격에 선보인다. 에비뉴엘 잠실 지하1층 더크라운에서는 '미우미우 아테네움' 팝업스토어도 연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9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전국 백화점에서 가을 시즌 테마행사 '더현대 팝업 페스타'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패션·리빙·F&B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150여개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판교점에서는 노스페이스·어뉴골프 대전을 진행해 다운재킷, 바람막이 등 의류 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50% 할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회복,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 영업 환경은 상반기보다 좋아졌는데, 날씨가 도와줘야 한다"며 "올해는 가을 날씨가 빨리 찾아오면서 긴팔 수요는 일단 살아난 분위기"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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