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의 차세대 원전 기업 엑스에너지(X-energy)와 본격적으로 손을 잡기로 하면서 미국 3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와 모두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테라파워(TerraPower) 및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와는 이미 제휴한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6일 아마존웹서비스(AWS), 엑스-에너지(X-energy), 한국수력원자력과 SMR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MR 설계·건설·운영·공급망 구축·투자·시장 확대 등에 4개사가 협력하기로 한다는 게 협약의 골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3년 엑스에너지에 지분을 투자, 핵심 기자재 공급사로서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는데 이번 MOU로 사업 방향을 본격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특히 AWS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까지 연결되는 민간 차원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주목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테라파워와 뉴스케일에 지분 투자와 기자재 계약을 맺으며 SMR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워왔다. 여기에 엑스에너지와의 협력까지 더해지며 '미국발 SMR 공급망'을 잇는 연결고리를 모두 확보한 셈이다.

SMR은 대형 원전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차세대 원자로로,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흐름에서 친환경 원전의 한 축으로 각광받고 있다.
SMR 시장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SK는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약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확보와 협력 기반을 마련했고 HD현대도 테라파워에 초기 30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약 6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21일 테라파워의 창립자인 빌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SMR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긍정적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현재 SMR의 핵심 주기기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10곳 남짓뿐이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프랑스전력공사(EDF) 등이 포함되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경험과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SMR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다만 당장 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SMR 모델은 아직 설계 단계이고, 상업운전은 2030년대 이후로 예상된다.
주기기 등 기자재 발주 역시 완제품을 개발하는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뉴스케일이 모델을 확정하고 건설 프로젝트에 착수해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재는 MOU 체결 등 협력의 기본 틀을 마련한 단계로, 실질적 계약과 기자재 제작은 향후 각 SMR 개발사의 일정과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MR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탄소중립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핵심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만큼 향후 공급망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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