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중국 인공지능(AI) 시장은 이미 존재하며, 미국은 플랫폼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젠슨황 CEO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하퍼(Hopper)의 성능은 더 이상 축소가 불가능하며, H20 사업도 종료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젠슨황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을 직격한 것으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중국 수출용 반도체의 사양을 제한하자, 엔비디아는 저사양의 H20 칩을 생산해 중국에 판매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달부터 중국 수출용 칩 대부분을 통제하면서, 엔비디아의 H20 칩도 더이상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젠슨황은 정부의 수출통제 조치가 중국 반도체 제조사에만 유리하고, 미국의 AI 반도체 리더십은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과 2분기 전망에도 H20 사업 중단에 따른 손실이 대거 반영됐다.
엔비디아는 이날 올해 1분기 매출 441억 달러(약 60조6639억원), 영업이익 232억 달러(약 31조 9139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29% 늘었다.
다만 매출은 금융투자시장의 예상치였던 432억9000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치였던 271억5000만 달러를 하회했다.
1주당 순이익(EPS)은 0.81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 측은 "중국으로 수출이 차단된 인공지능(AI) 반도체 'H20'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0.96달러"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조정 총 이익률은 61%로 예상치였던 71%에는 크게 하회했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서도 "H20 비용을 제외하면 총이익률은 71.3%"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2분기 가이던스로 매출 450억 달러±2%를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455억 달러에는 못미치는 규모다.
엔비디아는 "2분기 전망에는 수출 통제로 인한 H20 매출 손실분 약 80억 달러를 반영했고, 1분기 중 출하하지 못한 추가 H20 매출 25억 달러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H20 손실분 80억 달러를 반영하지 않았다면 2분기 매출 전망치는 530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 455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젠슨황은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딥시크(DeepSeek) 같은 모델이 미국 인프라에 최적화될 때 미국이 승리할 수 있다"며 "AI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개방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젠슨황은 이날 미국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내 제조·AI 인프라 강화 비전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1년 안에 미국에서 반도체부터 슈퍼컴퓨터까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TSMC, 폭스콘, 위스트론 등과 협력해 미국에 서버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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