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최근 가족들과 약속한 삼겹살 파티를 위해 퇴근길에 고기와 채소 등을 '퀵커머스' 앱으로 주문했다. 50분 정도 걸려 집에 도착하니 보냉팩으로 포장된 상품이 문 앞에 걸려 있었다. 그는 "퇴근 후 마트에 들르고, 식사 준비까지 하면 시간이 너무 늦어지는데, 요즘은 무엇이든 빠르게 집에 가져다주니 편리하다"며 "배달이 얼마나 빠르게 오는지가 상품 구매처를 정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지금배달'에서 CU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지금배달'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593b968c5d5eec.jpg)
주문 후 1~2시간 만에 상품을 배송하는 퀵커머스가 하나의 장보기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더욱 빠르게 배송받는 간편함에 이끌리면서다. 이에 발맞춰 이커머스는 물론 대형마트, 편의점, 다이소 등 오프라인 기업들도 배송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퀵커머스 시장이 다시 커지고 있다. 과거 물류망 구축, 수익성 문제 등으로 서비스를 축소했던 기업들도 재정비를 거쳐 재진입할 정도다. 분초를 다투는 빠른 배송이 곧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떠오른 분위기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지금배달'에서 CU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지금배달'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fbcdc2b4b3510b.jpg)
특히 퀵커머스 초기 모델처럼 직접 물류망을 구축하는 방식 대신 다른 플랫폼과 협업하며 효율을 높인 전략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별도 쇼핑앱을 출시하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가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지금배달'을 선보였다. 당장 편의점 CU와 협업해 1.5km 이내 매장에서 간편식, 디저트, 주류 등 3000종을 1시간 안팎으로 배달한다. 전국 CU 매장 3000곳에서 시범 운영을 거쳐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대형마트는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에 올라탔다. 이마트는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서울 구로·왕십리·목동·역삼·은평·월계·하월곡 등 점포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들 점포 반경 2km 내 고객은 앱을 통해 주문 시 1시간 이내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2022년 서울 논현동 인근에 도심형 물류거점(MFC)를 통해 1시간 내 주문 물품을 배송하는 '쓱고우'를 시범 운영했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1년여 만에 서비스를 접은 바 있다. 이번에는 MFC가 아닌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하고, 배달앱에 입점하는 방식을 택했다.
홈플러스도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서울 강동·신도림·상봉·동래점에서 퀵커머스를 새롭게 론칭했다. 그간 홈플러스 온라인 '마트직송'으로만 주문할 수 있었던 델리·베이커리 상품도 1시간 내외로 배달한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지금배달'에서 CU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지금배달' 갈무리]](https://image.inews24.com/v1/2e441feea13c83.jpg)
생활용품·뷰티 시장에서도 퀵커머스가 대세다. CJ올리브영은 퀵커머스 '오늘드림' 서비스를 더욱 세분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3시간 내 도착 '빠름배송' △오후 시간대 '쓰리포(3!4!) 배송' △밤 10~12시 사이 '미드나잇 배송' 등이다.
온라인몰을 키우고 있는 다이소는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배송'을 강남·서초·송파 3개 구에서 시범 도입했다. 앱을 통해 오후 5시 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배송하는데, 전국 1500곳에 달하는 점포를 기반으로 퀵커머스 가능성을 실험 중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이 2020년 3500억원에서 2021년 1조2000억원으로 급성장했으며, 올해는 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배송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체 물류망 구축 등 자생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배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일 배송, 주7일 배송이 당연한 시대가 되면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대기업들도 물류 부담으로 외부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는데, 높은 비용 구조인 만큼 수익성에 대한 부분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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